재교전·통항료 가능성…해운업계, 불확실성 주시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미국과 이란의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국내 선박 대부분이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해운업계의 긴장감도 다소 완화되고 있다. 다만 종전 협상 진행 중에도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통항료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9시 기준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한국 선박은 3척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빠져나왔다. 3척 중 1척은 지난달 초 피격으로 수리 중인 HMM 나무호다. 나무호는 다음 달 중순 이후 출항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척은 선적 등을 마치는 대로 해협을 빠져나올 예정이다.
이는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선박들이 해협에 갇힌지 약 넉 달 만이다. 전쟁 발발 당시 해협 내에 있던 한국 선박은 26척이었다.
선박들이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인 운항 차질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업계는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어서다.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상호 공격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3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후속 회담을 열기로 했다. 당초 핵 문제가 중심이었던 협상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 보장과 세부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전쟁 종료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이후 MOU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면서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도하 회담이 해협 안정 여부를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등 통제권 문제를 놓고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휴전 기간인 60일 동안에는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비용 보전 차원의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역시 향후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보험료나 서비스 비용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통행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항료가 현실화될 경우 해운사들의 운항 비용 증가뿐 아니라 보험료 상승과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인 만큼 통항 여건 변화는 글로벌 해운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해운업계는 현재 운항 정상화와 별개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은 통행세를 걷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우회가 안 되기 때문에 선사는 비용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통항료가 생기면 화주에게 비용을 전가시킨다고 해도 선사에는 이익될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해운 운임은 화주와 개별 협상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통항료 등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절대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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