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리스 기반은 확보, 대손비용 급증·자산 축소 과제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하며 비은행 여신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내년 할부금융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자동차 유통 플랫폼과 협업하고 향후 리스·렌탈·기업금융·투자금융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수 대상인 마스턴캐피탈은 자산 규모가 500억원대인 중소형 여신전문금융사로, 지난해 대손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한 만큼 카카오뱅크가 기존 여신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비대면 캐피탈 플랫폼으로 재편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올해 말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캐피탈업 진출에 필요한 라이선스와 운영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할부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고, 자동차 유통 플랫폼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해 자동차금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마스턴캐피탈은 2022년 설립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기존 지분은 마스턴투자운용이 75.5%, NH투자증권이 14.5%, 마스턴이 10.0%를 보유했다. 카카오뱅크가 인수를 완료하면 마스턴캐피탈은 카카오뱅크의 비은행 여신 거점이 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마스턴캐피탈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523억9986만원으로 전년 말 769억2053만원보다 31.9% 감소했다. 자본총계도 233억3797만원에서 210억5701만원으로 줄었다. 부채총계는 535억8257만원에서 313억4285만원으로 감소했다. 재무상태표상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부채비율은 229.6%에서 148.8%로 낮아졌다.
여신 포트폴리오는 기업대출과 금융리스가 중심이다. 지난해 말 대출채권 장부금액은 296억3763만원, 금융리스채권은 141억4428만원으로 합계 437억8192만원이다. 전년 말 대출채권과 금융리스채권 합계 668억9511만원과 비교하면 34.6% 감소했다.
대출채권의 경우 기업대출 잔액이 298억4451만원으로 전년 493억1731만원보다 줄었다. 금융리스채권의 순투자금액도 147억2123만원으로 전년 177억9584만원보다 감소했다. 마스턴캐피탈이 할부금융과 시설대여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현 시점의 자산 구성은 대규모 자동차 할부금융보다 기업대출과 리스채권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은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64억6297만원으로 전년 86억5778만원보다 25.4% 줄었다. 이자수익은 56억7866만원으로 1년 전보다 감소했고, 수수료수익은 4억2464만원으로 전년 11억7303만원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면 영업비용은 93억8322만원으로 영업수익을 웃돌았다. 특히 대손상각비는 15억498만원으로 전년 9802만원보다 약 15배 늘었다. 이에 따라 마스턴캐피탈은 지난해 22억9843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3억9105만원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감사보고서에는 지난해 대출채권 7억원과 금융리스채권 약 2억1500만원을 제각한 내역도 담겼다. 대출채권과 금융리스채권 관련 손실충당금은 각각 3억7086만원, 7억5651만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신규 할부금융 사업을 준비하는 동시에 기존 기업대출·리스 자산의 건전성을 점검하고, 대손비용 상승 흐름을 안정시키는 일이 인수 이후 첫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히 여전사 라이선스만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은행업과 다른 수익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한 인오가닉 성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피탈 등 금융 혁신이 가능한 영역에 투자와 M&A를 추진해 은행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를 포함한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단기적으로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만들고, 자동차 유통 플랫폼 등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대출 신청부터 심사, 계약, 사후관리까지 모바일 환경에서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리스·렌탈뿐 아니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넓혀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연내 목표로 캐피탈사 M&A를 추진 중"이라며 "지난 10여 년간 뱅킹 서비스를 혁신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캐피탈 영역에서도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캐피탈업은 은행 신용대출과 다른 위험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 자동차금융은 차량 가치 평가와 담보 관리, 제휴사 관리, 연체 이후 회수 체계가 중요하다.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확장할 경우에는 업종별 위험 분석과 자산건전성 관리, 자본 운용 능력도 함께 갖춰야 한다.
이번 거래는 카카오뱅크가 규모 있는 기존 자동차금융사를 사들이기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여전사를 인수해 자체적인 디지털 캐피탈 플랫폼을 설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인수 이후 기존 여신자산의 손실 부담을 관리하면서도 할부금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으로 수익원을 넓힐 수 있을지가 카카오뱅크의 비은행 확장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대형 자동차금융사를 인수하기보다 비교적 작은 여전사를 택한 것은 기존 사업을 그대로 흡수하기보다 자체 플랫폼과 고객 접점을 바탕으로 캐피탈 서비스를 새로 설계하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며 "할부금융을 시작으로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까지 확장하려면 편의성뿐 아니라 담보가치 평가, 제휴사 관리, 연체 이후 회수 역량을 함께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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