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반대매매'도 역대 최대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 해의 절반인 6월도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일상을 온전히 누리기 좋은 청명한 날씨와 사뭇 다르게 경제계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다사다난한 소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 증시는 유례없는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제동장치가 남발됐습니다.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일상이 되면서 코스피가 오히려 더욱 취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8% 급락했다가 그 다음날에는 다시 8%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넘어서 '널뛰기' 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니까요.
산업계에서는 4박5일 간의 방한을 마치고 지난 9일 출국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풀고 간 투자 보따리가 이목을 끌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9조원을 투자해 전북 새만금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엔비디아는 이 새만금 클러스터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 코스피, 올 상반기만 사이드카 25번, 서킷브레이커 3번 발동
-올해가 아직 절반이나 남았는데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제동장치가 빈발했다고요.
-네. 코스피 시장에서는 이미 올해 3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는데 그동안 서킷 브레이커는 2001년 9·11 테러 때 1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2번 등 제한적으로만 발동했습니다. 이는 수가 급락할 때 시장 전체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조치로,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제한하는 사이드카보다 강한 경고 신호입니다.
그런데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는 아직 상반기가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3차례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겁니다.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에 발동한 9번의 서빗브레이커 가운데 3번이 올해 상반기에 몰렸습니다.
-사이드카는 벌써 25번이나 발동했다면서요.
-네. 사이드카는 시장이 한 방향으로 급격히 움직일 때 발동하는 장치입니다. 프로그램 매매 매수나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인데요, 올해 매도 사이드카 12회, 매수 사이드카 13회가 발동했습니다. 발동 빈도가 평균 4~5거래일에 한 번꼴인 거죠. 이는 국내 증시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컸던 시기로 꼽히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총 26회(매수 14회·매도 12회)였습니다. 올해는 아직 연간 거래일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추세라면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니까요.
-특히 이번 주 초 3거래일 동안 변동성이 극심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8일 8% 급락했다가 9일 8% 급등한 데 이어 10일에는 또 4% 넘게 하락하는 등 사흘 내내 롤러코스피 장세를 보였습니다. 8일에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 금리 부담, 외국인 매도세 등이 겹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다음날인 9일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공격을 중단하기로 선언하면서 국내증시의 '풍향계'로 불리는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인 영향에 급등했습니다. 10일에는 1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스페이스X에 투자하기 위해 기존 보유 자산을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 변동성 확대 주범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이런 널뛰기 장세의 주범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된다고요.
-네. 시장에서는 지수 상승과 하락에 변동성을 두 배로 키우는 레버리지 2배 상장지수펀드(ETF)를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어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2배 ETF 상품은 이달 들어 코스피 일일 회전율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 상품 중 일부는 하루 동안 상장 주식 전체가 수차례 손바뀜되는 등 극단적인 초단타 매매 행태를 띠고 있고요.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가 하루 만에 8.29% 폭락한 지난 8일 외인은 오히려 현물 순매도 폭을 축소하면서 1800억원 매도로 장을 마쳤습니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설정과 차익거래 수요가 집중된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무려 2조5000억원어치를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요.
-한국거래소에서 일부 운용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적출했다고요.
-네. 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하나자산운용의 '1Q SK하니익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키움자산운용의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등 3개 종목에서 장 마감 시 실시간 괴리율이 규정상 관리의무 비율의 2배 이상에 해당한다고 공시했어요. 이들 종목은 SK하이닉스 주가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ETF로 지난달 27일 동시에 출시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를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ETF도 오르고, 주가가 내리면 ETF 수익률도 내려가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8일 SK하이닉스 주가가 8%가량 급감했는데도 50%가량 급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9일 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8%%대 강세를 기록한 장에서도 27%가량 내린 상태고요.
◆ 출렁이는 주가에 반대매매·빚투 '경고음'
-주가가 연일 이렇게 크게 출렁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증가했다면서요.
-네. 변동성 장세에서도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려는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12일 집계한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7736억원으로, 지난달 29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38조226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빚투가 빚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반대매매로도 이어질 수 있는 건가요.
-맞습니다. 주가 급락 등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빚투가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살 때 주가가 담보유지비율 밑으로 떨어지는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증권사는 그 다음날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하한가(-30%)로 강제 매도(반대매매)합니다. 지금처럼 빚투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가 더 밀리고, 이것이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투자자들은 이런 변동성 장세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증권가에서는 외부 불확실성에 직면하더라도 여전히 이익 모멘텀이 견조한 주도주를 보유하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조언합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최근 조정장에서 코스피가 약 4.9% 하락하는 동안, 주도주인 반도체(-4.5%)가 시장 수준의 낙폭에 그친 점이 근거로 제시되는데요. 다른 주도 업종인 백화점 등 소매유통(+8.6%), 화장품(+2.7%), 호텔(+0.8%) 등 외국인 인바운드 수혜주들이나, IT 하드웨어(+1.2%) 등 AI 밸류체인주들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증권(-6.5%), 은행(-7.3%) 등 주주환원 업종이나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했던 업종에 주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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