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숙제 산적…대관 능력 성패 가를 전망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7년만에 민간 출신 여신금융협회장이 선발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과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여전업계의 숙원 사업에 규제완화가 요구되는 만큼 당국과의 소통능력이 요구되면서다. 일각에서는 신용카드사 중심 운영 행보를 놓고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4일 2차 회의를 열고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카드·캐피탈사 대표 14명과 감사사인 삼성카드 대표 등 총 15명으로 구성했다. 이 후보자는 그중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단독 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자는 오는 16일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회장직을 시작한다. 중대한 결격 사유나 변수가 없다면 지난 2016~2019년 협회장을 수행한 김덕수 전 회장 이후 약 7년 만에 민간 출신 협회장이 탄생한다. 아울러 KB국민카드에서만 두 번째 민간 출신 협회장이 배출된다.
업계는 이 후보자의 현장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드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만큼 업권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무 중심의 협회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신사업은 플랫폼사 및 빅테크사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속도전이 요구되는 분야로 손꼽힌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간 출신 협회장인 만큼 당국과의 소통이나 조율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통상 여신금융협회장은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고려해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김 전 회장 재임 시절에도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역대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에서 수수료율이 인상된 전례는 없었지만, 유독 '민간 출신 협회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으며 책임론이 부각됐다.
다음 신용카드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는 오는 2027년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4년 12월 기존 3년이던 재산정 주기를 원칙적으로 6년으로 늘리되, 3년마다 재산정 필요성을 점검해 필요시 관련 논의를 실시할 수 있도록 확정했다. 오는 2027년에는 재산정 여부를 검토한 뒤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에만 재산정이 이뤄지는 구조다. 만약 이 후보자가 협회장으로서 수수료율 인상을 이끌어낸다면, 민간 출신 협회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대관 역량을 강조했던 인물은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이다. 윤 전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 선거캠프 인공지능(AI) 정책 특보단장 등을 수행하면서 정무·정책 분야 경험을 쌓았다. 이 밖에도 여신금융산업 3.0 AI·AX 전략센터장을 담당하며 전문성을 내세웠지만 최종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협회 운영의 균형성도 과제로 지목된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뿐 아니라 캐피탈사와 신기술금융회사로 구성된 단체다. 그러나 민간 출신 협회장이 모두 카드업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협회의 목소리가 카드업권으로 편중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입 협회장은 취임 이후 각 여전업권별 숙원사업을 집계한다. 캐피탈사와 신기술금융사의 숙원 사업과 협회장으로서의 비전을 공유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이번 경선에는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도 최종 후보군에 올랐다. 박 전 대표가 선임됐다면 최초의 캐피탈업계 출신 협회장이 될 수 있었지만 최종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현재 캐피탈업계는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사업 확대를 위한 감독규정 개정과 보험대리점 업무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신기술금융업계는 별도법 제정과 규제 체계 개선을 숙원 과제로 꼽는다. 현재 벤처투자라는 업무 특성에도 불구하고 여전법을 일률 적용받아 시장 변화 대응과 투자역량 발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별도법 제정과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체계 전환을 통해 최대 출자자 수 확대, SPC 설립, 역외펀드 결성·운영 근거 명확화 등 여전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캐피탈·신기술금융업권 모두 굵직한 사업에는 법령 개정과 감독규정 손질이 요구된다.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협회장의 대관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민간 출신인 이 후보자가 업권별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도 당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협회 운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여전업권 관계자는 "민간 출신 협회장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실무에 관한 이해도와 사업 방향은 확실하게 갖추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당국과의 소통능력을 입증해야하고 캐피탈사와 신기술금융사 등이 가진 과제에 더 집중해야 카드업권 쏠림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대관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민간 출신인 이 후보자가 업권별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도 당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협회 운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여전업권 관계자는 "민간 출신 협회장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실무에 관한 이해도와 사업 방향은 확실하게 갖추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당국과의 소통능력을 입증해야하고 캐피탈사와 신기술금융사 등이 가진 과제에 더 집중해야 카드업권 쏠림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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