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대표, 파업 문제 해결·카톡 중심 성장동력 제시 능력 '시험대'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 대표는 카카오 그룹 내 경영쇄신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최근 노조와 임금 협상과 근로 환경 등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며 사상 첫 본사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특히 올해는 정 대표가 연임을 확정짓고,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하는 '실행형 인공지능 플랫폼' 전환을 과제로 내걸었던 만큼, 갈등 봉합과 성장 동력 제시라는 과제에 직면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카카오 본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주요 계열 법인의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이날 카카오 사옥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 인근에서 결의대회와 행진 등의 단체 행동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2026년 임금협상과 보상 체계 마련, 투명한 경영진 선임 절차 등을 안건으로 사측과 이견을 보여왔다. 사내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들 5개 법인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카카오 본사마저 조정 절차가 결렬되자, 쟁의권을 획득해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조정 신청을 넣었던 5개 법인 노조원들이 모두 파업안을 가결시키며,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은 상황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 노사가 성과급 등의 보상 체계를 두고 가장 큰 이견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 IT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 수준에 해당하는 비용을 성과급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500만원 상당의 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도 쟁점의 하나로 꼽힌다. 사측은 RSU를 성과급 재원에 포함해야 한다고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이는 별도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카카오 노조는 파업을 앞두고 연일 입장문을 내며 카카오의 주요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경영 내용과 그로 인한 결과가 구성원에게 부정적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1일 파업 예고 입장문을 통해 "지속적인 경영 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 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 체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가 그룹 내 주요 경영진을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가운데,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정신아 대표를 향한 압박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2023년 12월 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됐고, 이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를 불리하게 만들 목적으로 '시세조종'에 연루되는 등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마주한 상황이었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경영쇄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개의 과제를 받아들었다. 이후 그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하에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24년 취임 직후 132개였던 카카오 계열사 수를 2025년 말 기준 94개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올해를 'AI 카카오톡'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특히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 플랫폼을 넘어, AI를 기반으로 쇼핑, 예약, 검색 등으로 확장되는 플랫폼으로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 체류 시간을 늘리고, 거래액 증대·맞춤형 광고 상품을 통한 매출 확장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는 이용자들이 국내 대화에서 시작해 결제까지 완료되는 에이전트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이 될 것"이라며 "머지않아 5000만 이용자 모두가 개인화된 AI 에이전트와 일상적으로 소통하는 미래를 카카오톡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최근 노조와의 갈등 과정 속에 카카오톡 대전환을 이끌었던 홍민택 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회사를 떠나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토스뱅크 대표직 등을 역임한 홍 전 CPO는 지난해 카카오에 합류해 '빅뱅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카카오톡 '친구 탭'의 배치를 기존의 전화번호부형에서 벗어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사용하는 피드형으로 개편하는 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개편 이후 이용자들은 사용성이 나빠졌다며 불만을 표했고, 카카오 역시 부분적으로 개편을 철회하는 사태를 겪었다.
특히 카카오 노조는 홍 CPO가 빅뱅 프로젝트를 이끄는 동안 장시간 노동과 조직문화 악화, 성과보상 논란 등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조직에서는 법정 연장근로 한도에 반복적으로 도달하거나 노동시간 은폐 의혹이 제기됐으며, 직장 내 괴롭힘과 성과평가 권한 남용 의혹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전환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피드형으로의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은 기대 이상의 체류시간을 발생시키고 있으나, 챗GPT 포 카카오와 카나나의 체류시간 증대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편"이라며 "두 서비스 모두 아직 인지도가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AI 도입을 통한 카카오톡 체류시간 성장세 가속화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카카오의 리레이팅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주요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카나나의 AI 서비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28일 사내 게시판에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협의가 길어지며 크루(카카오 임직원) 여러분의 기다림 또한 길어지고 있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기존의 프로덕트 조직을 '카카오톡'과 '비즈니스'로 이원화하고, 분산돼 있던 디자인 조직을 통합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특히 카카오톡의 경우, 이용자 최우선(유저퍼스트) 가치 실현을 위해 '유저 퍼스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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