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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민원 1년새 20% 급증…보험금 지급 '갈등'
보상 민원 74%…장기·자동차보험 중심 소비자 불만 확대
손보업계, 긍정적 시각…접수 편의 제고, 민원 접근성 높아


보험금 지급을 놓고 손해보험사와 소비자 분쟁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소비자 권리 의식 제고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박헌우 기자
보험금 지급을 놓고 손해보험사와 소비자 분쟁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소비자 권리 의식 제고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보험금 지급을 놓고 손해보험사와 소비자 분쟁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와 소비자 권리 의식 제고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악의적 민원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손보사에 접수된 민원은 1만110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7.1%, 직전 분기 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그중 보상 관련 민원은 8224건으로 전체 민원의 74.0%를 차지했다. 증가율로 보면 18.8% 늘어나 전체 상승세를 웃돌았다. 상품별로는 자동차보험 민원이 2990건으로 연간 22.6% 증가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회사별로는 KB손해보험의 민원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민원 건수는 168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직전 분기 대비 12.3% 늘었다. 이 가운데 보험금 보상 관련 민원이 1267건으로 전체의 75.4%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 특히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이 24.7% 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고, 자동차보험 민원 역시 13.5% 확대됐다.

이어 DB손해보험 역시 민원도 눈에 띄는 흐름이다. 올해 1분기 전체 민원은 181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늘었다. 이 가운데 보상 관련 민원이 1237건으로 전체의 68.3%를 차지하며 업계 전반과 유사한 양상이다. 세부적으로는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이 1120건으로 22.8% 증가했고, 자동차보험 민원은 579건으로 전체의 32.0% 수준을 기록했다.

농협손해보험도 민원 증가폭이 컸다. 전체 민원은 전년 동기 대비 60.4% 늘었으며, 보상 관련 민원과 유지관리 민원은 각각 67.9%, 71.9% 증가했다. 계약 관리 과정에서 소비자 불만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민원 건수는 308건으로 업계 내 절대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 가운데 민원이 유일하게 감소한 곳은 현대해상이다.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1630건으로 집계됐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맞춰 민원 절감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을 위해 매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상 관련 민원을 중심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추세다. 업계는 보장 구조가 복잡한 장기상품 특성상 소비자와 보험사 간 해석 차이가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한다. 특히 입원 필요성이나 치료 적정성, 후유장해 인정 여부 등이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동차보험 역시 과실 비율 산정과 수리비 인정 범위 등을 놓고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기조도 민원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손해율 관리를 위한 조치지만, 의료 자문이나 추가 서류 요청 등이 늘어난 탓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금 지급 절차가 까다로워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을 늘리기 위해 보장성 상품 판매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민원 증가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소비자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넘어갔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비대면 청구와 모바일 서비스 확대로 민원 접수 절차 자체도 간편해졌다. 소비자와 보험사 간 소통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 역시 소비자 인식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 사이에 '민원을 제기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금감원 민원이 곧바로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당부했다.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사실관계와 형평성을 따지는 절차를 거쳐 취하되거나 기각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스스로 계약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보험사와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일각에서는 '블랙컨슈머'를 걸러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외 민원 건수가 경영실태평가 등에 반영되는 만큼 민원 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반복적이거나 악의적인 민원이라고 해서 대응을 중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반복적·악의적 민원이 늘어나면 정작 일반 소비자의 민원 처리와 분쟁 해결이 지연될 수 있다"며 "선량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일정 부분 걸러낼 수 있는 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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