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산길·진흙서 확인한 X-Pro 성능
캠핑 활용성까지 갖춘 정통 픽업트럭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지난해 3월 기아가 처음 선보인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이 국내 누적 판매 1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까지 국내 판매량은 9890대를 기록했고 수출은 1만8148대에 달했다. 실제 상품성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는 타스만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21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찾았다.
이날 기아가 진행한 '타스만 인텐시브'는 센터 내 오프로드 코스와 그래블 랠리, 실제 산악 험로, 공도 주행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타스만 전용 1박2일 프로그램이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자 가운데 최소 1인은 유효한 국내·국제 운전면허를 보유해야 한다.
시승 차량은 오프로드 특화 트림인 '타스만 X-Pro'였다. 일반 4WD(전자식 사륜구동) 모델 대비 지상고를 높이고 올-터레인 타이어를 적용한 모델로 X-TREK트랙)과 락(Rock) 모드, 그라운드 뷰 모니터 등 험로 주행 특화 기능을 갖췄다. X-트랙은 저속 험로 주행 시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운전자는 가속과 제동 대신 스티어링 조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첫 코스는 경사로와 자갈길, 범피 구간, 수로 등이 이어지는 센터 내 오프로드 체험이었다. 최대 경사도 약 35도에 이르는 언덕 구간에 들어서자 차체가 하늘을 향해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경사 중간 지점부터는 보닛 너머 전방 시야가 거의 사라져 순간적으로 긴장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미리 활성화한 X-트랙 기능이 저속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했고 그라운드 뷰 모니터를 통해 차량 하부 노면 상태와 주변 상황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오르내릴 수 있었다.
이날 주행을 도와준 김민주 인스트럭터는 "차량이 쉽게 쏠리거나 넘어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차체 하부 무게 중심을 낮게 설계해 안정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타스만은 고강도 강철 기반의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적용했다. 사다리꼴 형태 프레임 위에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얹는 방식으로 험로 주행과 적재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이어진 자갈길과 바위, 진흙 구간에서는 터레인 모드 차이도 느껴졌다. 노면 상황에 맞게 모드를 바꾸자 차량 움직임이 달라졌다. 특히 머드 모드에서는 바퀴가 쉽게 헛돌지 않았고 깊게 패인 진흙길에서도 안정적으로 빠져나왔다. 비가 하루 종일 내린 탓에 노면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차는 접지력을 유지하며 움직였다.

수로 구간에서는 물을 가르며 천천히 전진했는데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불안한 느낌은 크지 않았다. 타스만은 에어 인테이크 흡입구를 펜더 상단 950㎜ 높이에 배치하고 흡기 방향을 차량 진행 방향 반대로 설계해 최대 800㎜ 깊이에서도 시속 7㎞ 수준의 도하 주행이 가능하다.
이어진 그래블 랠리 체험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흙과 자갈이 섞인 비포장 내구시험로를 빠르게 달리는 코스였는데 큰 차체 대비 움직임이 꽤 경쾌했다. 노면이 젖어 있었음에도 차는 중심을 잃지 않았고 접지력을 유지한 채 앞으로 나갔다. 픽업트럭 특유의 둔한 움직임보다는 생각보다 민첩한 인상이 남았다.
센터 내 체험 이후에는 약 42km 공도 주행이 이어졌다.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한 픽업트럭임에도 승차감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노면 충격을 과하게 튕겨내기보다 잘 걸러냈고 운전 피로감도 크지 않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반응도 자연스러웠다.

이후 프로그램은 실제 산악 험로 주행으로 이어졌다. 비 때문에 좁은 산길은 더 미끄러워져 있었고 노면 곳곳에는 진흙과 돌부리가 섞여 있었다. 이날 주행한 코스는 태안 뒤끈이산 일대 산길로 급경사와 좁은 회전 구간이 반복됐다. 주행 중간에는 X-트랙 모드로 전환해 저속 주행 상태를 유지하며 산길을 올랐다.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자 운전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차체는 노면을 눌러가듯 안정적으로 경사 구간을 통과했다. 험로 주행 경험이 많지 않아도 차량 기능 도움 덕분에 비교적 편하게 산길을 오를 수 있었다.
타스만 외관은 예상보다 훨씬 크고 존재감이 강했다. 각진 차체와 두툼한 펜더, 높은 지상고가 정통 픽업 특유 분위기를 만들었다.
운전석에 올라서면 높은 시야가 가장 먼저 들어온다. 차체 크기 대비 전방 시야 확보가 좋았고 후측방 시야도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 실내는 투박한 오프로드 감성에만 치우치지 않았다. 수평형 디스플레이와 깔끔하게 정돈된 대시보드 구성은 최근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곳곳 수납공간과 버튼 배치도 직관적이다. 차체가 높은 픽업트럭 특성상 승하차 시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사이드 스텝과 A필러 손잡이를 더해 키가 작은 성인도 비교적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신경 쓴 점도 눈에 띄었다.
모든 주행을 마친 뒤에는 서해 어은돌 오토캠핑장에서 캠핑 체험도 진행됐다. 텐트와 조리 장비 등이 기본 제공됐고 차량 적재 공간과 사이드 스토리지, 220V 인버터 등을 활용해 캠핑 환경을 꾸릴 수 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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