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피 시대 소외된 네이버 주가…주주 불만 격화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업스테이지 자문·베스팅 계약 논란이 확산하면서 네이버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네이버 승인 아래 진행된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정작 네이버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경쟁력 논란과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안까지 겹치며 최수연 대표 체제 리더십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IT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 종목 토론방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 후보와 업스테이지 논란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최근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에서도 네이버 주가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네이버 AI 경쟁력 논란까지 겹치며 주주 불만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일부 주주들은 "네이버 AI 총괄이 경쟁사 주식을 받는 구조를 회사가 허용한 것이 맞느냐", "네이버보다 업스테이지가 잘돼야 개인이 이익을 얻는 구조 아니냐"고 반발했다. 또 "네이버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 탈락했는데 업스테이지는 선정됐다", "네이버 AI 핵심 인력이 외부 스타트업 성장에 기여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의 핵심은 하 후보가 네이버 재직 시절 업스테이지와 어떤 관계를 맺었고, 이 과정에서 네이버 내부 승인과 이해충돌 검토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여부다.
업스테이지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하 후보는 당시 초기 교육사업 및 AI 기술 자문 역할을 수행했고 그에 따른 베스팅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안다"며 "네이버 측 승인 아래 진행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업스테이지 측 해명이 오히려 의문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직 네이버 AI 책임자가 같은 AI 산업 내 스타트업에서 자문 활동을 하고 지분 보상 성격의 계약까지 맺었다면 단순 외부 활동을 넘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가 이를 실제로 인지하고 승인했다면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허용했는지에 대해서도 회사 차원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는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에 하 후보의 업스테이지 베스팅 계약 및 외부 스타트업 지분 계약이 당시 내부 규정상 허용 가능한 사안이었는지, 겸업금지 및 이해충돌 소지가 없는지, 또 회사 차원에서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질의했으나 네이버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결국 네이버가 직접 사실관계를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업스테이지 측만 "네이버 승인 아래 진행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네이버는 관련 의혹에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정치적 논란에 직접 휘말리는 부담을 고려해 선거 이후까지 대응을 최대한 늦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향후 네이버가 실제로 해당 계약과 외부 활동을 사전에 인지·승인했다고 인정할 경우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 이해충돌 논란을 넘어 상장사 임원의 충실의무와 주주가치 훼손, 배임 여부 등을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공세가 이어졌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네이버 소속 하정우 후보가 네이버 경쟁사 업스테이지 주식을 받았으니 '네이버가 잘못되고 업스테이지가 잘되어야' 하정우 후보가 큰 돈을 벌게 됩니다. 정말 네이버가 이러라고 허락해줬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업스테이지가 마치 네이버 대변인처럼 대신 애매하게 말할게 아니라, 네이버 경영진이 직접 정확히 답해야 합니다"라며 "민주당은 주주를 이사의 책임 대상으로 추가하는 상법개정을 했는데, 네이버 임원 누군가가 하정우 후보에게 저걸 허락해줬다면 민주당이 주도한 개정상법에도 정면으로 반하고, 네이버에 손실을 가한 배임 행위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네이버가 직접 사실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핵심 임원이 외부 스타트업과 지분 계약이나 스톡옵션 성격의 계약을 맺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라며 "특히 동일한 AI 산업 영역이었다면 겸업금지나 이해충돌 검토가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체제 이후 AI·핀테크·웹3·커머스 등 미래 전략을 제시해왔지만, 주가 부진과 AI 경쟁력 논란이 이어지며 주주 불만이 누적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하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네이버의 내부 통제와 AI 인재 관리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네이버가 침묵을 이어갈수록 최수연 체제에 대한 주주 불신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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