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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K-조선, 3사 누적 수주 28조원…'성과급 논쟁'은 리스크
국내 조선 빅3, 올해 수주액 목표 절반 넘겨
LNG선 중심 수주 호조
반도체 발 '성과급' 노사 갈등 우려


사진은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모습. /더팩트 DB
사진은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LNG선 중심의 글로벌 발주 확대와 미국의 해군 함정 건조 계획 발표에 힘입어 국내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역대급 수주와 실적 호황이 이어지면서 조선업계에서는 성과급과 영업이익 배분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논쟁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 안팎에서는 호황기에 접어든 만큼 성과 보상 요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K-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은 약 191억6000만 달러(약 28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의 53%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들어 지금까지 총 118억2000만달러(약 17조7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233억1000만달러)의 50.7%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39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상선 수주 목표치(57억달러)의 68.4%를 채웠다.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치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34억4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0억달러) 실적을 넘어선 것이다.

조선 3사의 수주 랠리 배경에는 중동 전쟁 이후 재편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자리하고 있다. 카타르 중심의 LNG 공급 차질로 북미~아시아·유럽 간 장거리 운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LNG선 부족 현상이 심화됐고,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한 국내 조선사들로 수주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 시황을 보여주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둘째주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4.37포인트를 기록, 전주 183.51포인트 대피 소폭 상승했다. 신조선가 추이가 180~190포인트 수준일 경우, 초호황에 가까운 수준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이 발표한 새 해군 함정 건조 계획에 따라, 한국 조선 3사와의 협력 가능성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이 발표한 'NAVY SHIPBUILDING PLAN'의 주요 내용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외국 투자, 동맹국 조선 역량, 해외 정비, 분산형 생산 체계를 모두 활용하겠다는 공급망 재편 전략을 담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연관성이 높은 항목은 전투함과 보조함 분야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투함은 비민감 대형 모듈을 해외 동맹국 조선소에서 제작하고, 미국 내 조선소는 최종 조립과 기밀 시스템 통합, 시험에 집중하는 분업 구조를 추진할 것"이라며 "보조함 분야에서는 해외의 검증된 상업 설계를 활용해 건조 기간을 단축하고, 일부 초도함은 해외에서 먼저 건조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 측이 영업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안에 담아 임단협 장기전이 예상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HD현대
현대중공업은 노조 측이 영업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안에 담아 임단협 장기전이 예상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HD현대

다만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성과급 지급 갈등이 조선업계로도 번지고 있어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사내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안에 담았다. 노조가 성과급 규모를 단순 요구 수준이 아니라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구체적 비율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사는 내달 초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열고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원·하청 노동자에게 동일 비율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도 성과급 산정 기준과 지급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최근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 급식 위탁업체 노조의 교섭 공고 이의신청을 인용해 성과급 지급 범위에 대한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급 규모는 기본급과 수당을 합한 금액의 208%였고, 협력사 직원도 근속 5년 이상이면 삼성중공업 직원과 동일하게 상여 기초액의 208%를 받도록 했다. 올해 임단협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와 해운 시황, 원자재 가격, 국제 교역량 등에 따라 업황이 크게 변동된다. 경기가 회복되면 해상 물동량 증가로 선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신규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조선업 호황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물동량과 운임이 감소하고 선박 발주도 줄어들면서 조선업 실적 역시 빠르게 악화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조선업이 긴 불황을 딛고 호황기를 맞이한 국면에서 자칫 성과급 논쟁으로 노사 분쟁이 장기화될까 우려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경기 호황을 떠받친 노동자들의 근로 가치를 인정하는 영업이익 배분으로 근로 사기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조선업계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임금 협상 결과는 노조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사 직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전 직원들에게 영업이익을 공정하게 배분하라는 취지이지, '노조가 과도하게 회사의 성과를 가져가려고 한다'는 프레임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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