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감소 겹치며 월세화 가속 가능성↑

이재명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이 잇따르면서 시장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더 큰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본지는 규제 강화 이후 전·월세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향후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올해 1분기 서울 임대차 거래 10건 중 7건은 월세였고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공급 감소와 전세 축소가 맞물리면서 세입자들은 월세·반전세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임대차 시장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주택 임대차 시장 내 월세 거래 비중은 2021년 40% 수준에서 올해 1~2월 누적 기준 68.3%까지 높아졌다. 수도권은 67.3%·비수도권은 70.2%였다. 보고서는 "전세 중심의 임대차 구조는 점차 후퇴하고 월세가 보편적 거래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변화는 더 가파르다. 국토교통부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임대차 거래(전체주택) 중 월세 비중은 70.5%를 기록했다. 2024년 61.0%, 지난해 64.3%에 이어 매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50.8%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79.4%에 달했다. 지난 3월 서울 월세 거래는 6만2136건으로 1년 전보다 32.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는 9.0% 감소했다. 임대차 시장의 중심축이 사실상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전세보증금 미반환 등 전세 인식 자체 달라져

KB 보고서는 최근 월세 확대를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분석했다.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목돈을 마련해 전세로 거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초기 보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세 공급 감소도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세 공급 감소와 임대인의 운영 전략 변화·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보증금 마련 부담이 더해지면서 전세 계약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주인 입장에서 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배경은 안정적 월세 수익 확보와 수익률 제고가 가장 큰 이유다. 계약 만기 후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을 줄이고 임대료 조정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월세 선호 배경으로 꼽힌다.
세입자는 전세사기·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우려가 월세 거래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높은 전세가격에 따른 보증금 마련 부담과 전세대출 규제·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 강화로 월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 전세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2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0.23%) 대비 0.28%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단지와 학군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있고 상승계약도 체결되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 전세 물량 줄면 세입자 월세·반전세 이동 가능성↑

시장에서는 반전세 계약이 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는 보증금 규모가 커 전세 거래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 형태 계약이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매가격 부담으로 전세 수요는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결국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낮춘 반전세나 월세 형태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제는 주택공급 선행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5632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62.4% 급감했다. 통상 인허가는 입주까지 3~5년이 걸린다. 현재 인허가가 줄면 몇 년 뒤 새 아파트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최근 3년간 공급 부족이 누적되면서 주택시장 불안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실제 2023~2025년 연평균 분양 물량은 22만6000가구로 직전 10년 평균보다 약 38% 적었다"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임대 주택 공급 확대와 기업형 임대시장 성장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 증가와 같은 문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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