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조정안 오히려 퇴보"
13일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2차 심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방식을 놓고 장시간 사후조정 절차를 밟았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상 초유의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제 재계 시선은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이 진행되는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13일 오전 2시 50분쯤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중노위 조정안이 요구했던 것보다 오히려 퇴보됐으며, 노조는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추가 조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로 끝났다"며 "성과급 상한 폐지 투명화·제도화를 요구했지만 관철되지 않아 최종 결렬을 선언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정과 관계없이 사측과 협의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며 "5개월간 동일하게 의견을 유지했고 영업이익 비율이 명확하게 관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주주들의 파업 우려에 대해선 "주주들과 다툴 생각은 없다"며 "저희가 요구하는 안들이 관철되면 주주와 함께 주주 환원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회사 측도 조정 결렬 소식을 알렸다. 삼성전자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은 "중노위 조정안이 공식적으로 제안되지 않은 채 조정 절차가 종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노위는 사후조정 결렬 후 배포한 참고 자료에서 "양측의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으나,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조 측에서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이번 사후조정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과정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지난 11일 1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장장 11시간 30분 동안 대화했으나,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섰다. 2차 사후조정 회의도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해 다음 날 새벽까지 총 1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는 성과급 재원 기준 및 명문화 여부를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의 50% 수준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제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후조정 이전부터 줄곧 유지해 온 입장으로, 노조는 조정 절차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사측은 국내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이 막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를 둘러싼 파업 리스크 우려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노조는 협상 결렬 시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대상으로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제품 폐기 등 손실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주문량이 폭주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 특수'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 쟁의행위를 중지시킬 수 있다.
우선 재계는 법원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삼성전자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기일을 연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파업 동력은 약화될 전망이다. 법원 판단은 14일 또는 15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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