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산산단 1호 합병…여수·울산 대기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중동 사태로 인한 원료 수급 위기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일제히 깜짝 실적을 거뒀다. 다만 호실적의 상당 부분이 일시적인 래깅(시차) 효과에서 비롯된 만큼 구조적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직후 셧다운 위기설까지 나돌던 석유화학 업계는 정부와 기업의 나프타 수급선 다변화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올해 3∼4월 중동산 나프타 비중은 59.5%에서 30%로 급감하고 미국·인도·알제리·그리스 등이 빈자리를 채웠다. 정부는 지난 3월 추경에서 나프타분해설비(NCC) 보유 기업의 나프타 수입단가 차액 절반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수급 회복에 힘을 보탰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으로 2023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의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4339억원 영업손실에서 한 분기 만에 적자 꼬리표를 떼낸 것으로 손익 변동 폭만 5000억원에 달한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도 영업이익 16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2023년 3분기 이후 첫 흑자다.
호실적의 원인은 '래깅 효과'다. 원료를 사들인 시점과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의 시차에서 발생하는 마진 변동을 뜻한다. 중동 사태 이전 저가에 확보한 나프타로 만든 석유화학 제품을 사태 이후 오른 가격에 팔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자국 수급을 우선시하며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줄인 점도 한국 업체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왔다.
원료 확보가 안정되면서 공장 가동률도 회복세다. 1분기 평균 60% 안팎까지 떨어졌던 여천NCC와 대한유화는 최근 가동률을 10%포인트 안팎 끌어올렸고 롯데케미칼 대산공장도 83%까지 회복했다. LG화학은 2분기 대산과 여수 1공장 가동률을 75%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이다. 비싸게 사들인 원료로 만든 제품을 떨어진 가격에 팔아야 하는 '역래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바이유 선물 가격은 3월 중순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다가 이날 오전 기준 100달러까지 떨어졌다.
사업 재편을 앞둔 곳은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1호 프로젝트다.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 1일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띄운 뒤 9월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한다. 총 1조2000억원 규모 통합법인의 지분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절반씩 보유하게 된다.
전남 여수 2호 프로젝트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이 함께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이 지난 3월부터 정부 심사대에 올라 있다. 같은 산단의 LG화학과 GS칼텍스 NCC 통합 논의는 GS칼텍스 지분 약 50%를 보유한 쉐브론의 동의가 관건이다. 울산은 다음 달 완공을 앞둔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의 감축 포함 여부를 놓고 교착 상태다.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국내 NCC 설비 1470만톤의 4분의 1 수준인 370만톤가량을 줄인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1분기 호실적은 일시적 래깅 효과와 나프타 수급 다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며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는 그대로인 만큼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의 구조재편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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