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5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6조원대 순이익을 거두며 양호한 출발을 보였지만, 실적의 이면에서는 은행 건전성 악화와 보험 계열사 부진이라는 불안요소도 함께 드러났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과 부실채권 지표가 상승하면서 향후 대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합산 6조19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조6440억원보다 9.8% 증가한 규모로,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에는 은행 이자이익 방어와 더불어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이익 확대, 증권 계열사 실적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 NH농협금융은 증권·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가 커지면서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KB금융은 1분기 비이자이익이 1조6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도 1조3593억원으로 45.5% 급증했다. 증시 호조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증권 부문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계열사별로는 KB증권의 1분기 순이익이 3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 증가하며 그룹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신한금융도 비이자이익 확대 효과가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1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증권수탁수수료 등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고르게 늘어난 결과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 28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7.4% 급증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 확대와 상품운용손익 개선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NH농협금융은 증권·자산운용 계열사의 실적 개선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곳 중 하나다. 1분기 비이자이익은 9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증가했고, 이 중 수수료이익은 7637억원으로 60.5% 급증했다. 주식 거래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자산운용 운용자산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계열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1분기 순이익 47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8.5% 증가하며 그룹 실적을 강하게 끌어올렸다.
다만 금융지주사들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은 이익 체력을 유지했음에도 건전성 지표 악화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경기 둔화와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부동산업 관련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신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5대 은행의 1분기 말 전체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0%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전분기 말 0.34%와 비교하면 0.0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0.35%, 신한은행이 0.32%, 하나은행이 0.39%, 우리은행이 0.38%, NH농협은행이 0.55%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중소기업대출 부문의 부담이 두드러졌다. 4대 은행의 1분기 말 중소기업 연체율 단순 평균은 0.53%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0.48%에서 0.61%로 0.13%포인트, 우리은행은 0.50%에서 0.61%로 0.11%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컸다. 반면 KB국민은행은 0.50%에서 0.44%로, 신한은행은 0.49%에서 0.46%로 각각 낮아졌다.
전분기 대비로도 건전성 악화 흐름은 뚜렷했다. KB국민은행은 거액 차주 여신 2건이 연체로 편입되면서 대기업 연체율이 0.03%에서 0.32%로 뛰었고, 신한은행은 가계·대기업·중소기업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전체 연체율이 2017년 1분기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가계와 소호 연체율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연체율이 0.61%로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NH농협은행은 가계 연체율이 0.46%로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함께 높아졌다. 5대 은행의 1분기 말 전체 NPL 비율 단순 평균은 0.37%로 전분기 말 0.34%보다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NPL 비율은 0.28%에서 0.34%로, 신한은행은 0.28%에서 0.30%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0.35%에서 0.37%로 높아졌고, 우리은행은 0.31%에서 0.33%로 상승했다. NH농협은행도 0.49%에서 0.53%로 오르며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NPL 비율을 보였다.
보험 계열사 부진도 호실적의 그늘로 지목된다. 5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10곳의 1분기 총당기순이익은 4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8억원, 30.6% 감소했다.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KB손해보험은 2007억원으로 36.0% 줄었고, 신한라이프는 1031억원으로 37.6% 감소했다. NH농협생명도 272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58.2% 급감했다. 손해율 상승과 투자손익 둔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보험 부문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실적 방어력은 단순한 순이익 규모보다 연체율 관리, 충당금 부담 억제, 보험 손익 회복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은 표면적으로는 역대급 호실적이지만, 질적으로는 건전성 부담과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동시에 확인된 성적표로 볼 수 있다"면서 "증권·운용손익에 힘입은 단기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은행 연체율 관리와 부실채권 증가 억제, 보험 손익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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