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시장→전략 인프라 산업

[더팩트|이중삼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업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인프라 투자 슈퍼사이클의 한복판에 섰다. 건설업계는 부지·전력·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경쟁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수익의 무게 중심도 '짓는 능력'에서 '돌리는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AI 확산이 만든 '전력 중심' 인프라 시장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전략자산으로 전환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산업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AI 서비스 확대를 배경으로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JLL의 '2026 글로벌 데이터센터 아웃룩'은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역별로는 미주 17%, 아시아·태평양 12%, 유럽·중동·아프리카 10% 성장률이 예상된다.
성장을 이끄는 축은 전력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25년 103GW에서 2030년 200GW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서버를 모아두는 시설이 아니다. 전력 확보 능력이 사업 규모를 좌우하는 인프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연면적보다 단위 전력 확보 역량이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데이터센터 개발 제약은 토지나 시공이 아니라 전력망·냉각 인프라·인허가 지연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계통 연계 리드타임은 평균 4년을 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 전력 확보 계약과 에너지 저장 장치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비용 부담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JLL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평균 건설 단가는 2020년 ㎿당 113억원에서 2025년 158억원으로 38% 상승했고 올해는 167억원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고성능 GPU와 고밀도 냉각·전력 설비가 결합된 AI 데이터센터는 IT 장비 비용을 포함할 경우 ㎿당 최대 369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투자 확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 약 100GW 신규 공급을 위해 최대 4436조원 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데이터센터는 단순 IT 시설을 넘어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다. 영국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지정했고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도 안보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규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 시장은 비용과 리스크가 커져도 계속 건설돼야 하는 전략 인프라 산업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 기술·전력·속도…건설업 경쟁 공식이 바뀐다

이 같은 변화는 건설업계 경쟁 공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승부는 단순 시공 능력이 아니라 기술·전력·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선 기술 측면에서는 고밀도 서버 환경에 대응하는 액체냉각 등 차세대 냉각 기술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냉각분배장치, 누수 감지·차단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특허화하는 역량이 경쟁력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드론 공격 등 외부 위협과 국가 핵심 인프라 지정 흐름이 맞물리면서 방폭·방화 구획·수손 최소화 설계 등 복원력 중심 설계도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 구조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토지를 결합한 복합 인프라 자산으로 변모하면서 부지·전력·운영을 한 번에 제안하는 통합개발 역량이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EY-Parthenon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 공급 계약이 확보되지 않은 부지는 매입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지 확보 단계부터 전력망 접속, 변전설비·예비전원·용수·냉각·광통신 회선·인허가를 함께 설계하는 능력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구조다.
해외에서는 이미 판이 달라졌다. QTS는 토지·자본·유틸리티·공급망·인력 접근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Blackstone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에서 디지털 인프라와 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하는 데 2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기업은 냉각분배장치·누수 감지·차단 같은 관련 솔루션을 조기에 개발·특허화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건설사의 경쟁력은 전력조달 리드타임 단축·모듈 사전제작·병행 시공·조기 시운전을 얼마나 통합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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