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당·테마성 ETF 등 수급 위축 우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고수익 마케팅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를 현혹할 수 있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에 대해 대대적 규제에 나서면서 그간 확정 수익을 강조하며 경쟁을 벌인 자산운용업계 풍경도 바뀔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자산운용사의 ETF를 포함한 펀드 광고 시 '따박따박 월세', '연 15% 목표 수익', '배당으로 파이어족', '업계 최저 보수', '국내 유일' 등 확정적이고 유혹적인 문구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올해 3분기에 시행한다.
서재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허위 과장 소지가 있는 광고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는 일련의 사태에 우려가 있다"며 "업계가 금융투자회사 광고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국의 마케팅 가이드라인 제시는 불확실한 수익을 확실시 하는 광고 문구를 원천 차단해 투자자들의 오인을 줄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2의 월급' 등을 강조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월세' 등 표현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앞으로 광고물에서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배당의 정기성 등을 확정하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ETF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월배당 커버드콜 상품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자산운용사들은 연 10% 이상의 높은 분배율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으나, 앞으로는 이런 수치 중심의 마케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테마성 ETF 시장도 위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민간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뉴욕증시 상장을 기대한 '항공우주 ETF',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투심이 쏠린 '방산 ETF' 등 자산운용사들이 시의성에 맞게 출시한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페이스X 상장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ETF들은 현재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 지분이 해당 ETF 포트폴리오에 구조적으로 담길 수 없는데도, 마치 직접 편입한 것처럼 홍보한 사례가 속출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과열된 ETF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자극적인 문구가 남발됐던 측면이 있던 것에 공감하면서도, 전반적인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ETF 등 펀드는 투자 상품인 만큼 당연히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기대 수익률 마케팅이 필연적으로 작용했으나, 이마저도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문구 수정을 넘어 자산운용업계 전반의 마케팅 전략 수정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당국이 상품의 리스크 정보를 충분히 알리는 것이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장기적 신뢰 회복에 더 낫다고 판단하면서, 앞으로도 기존의 신뢰 마케팅 중심으로 업계의 체질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간 수익률 숫자가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였던 만큼 이를 배제하고 상품 구조와 리스크 위주로만 홍보하라는 것은 사실상 영업 방식의 전면 수정을 의미한다"며 "당분간 신규 자금 유입 위축은 불가피하겠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에 맞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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