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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회 하루 앞으로…삼성 노조 강경 행보에 곳곳 우려 목소리
삼성전자 노조, 23일 평택사업장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
"조금 더 신중해야" 총파업 예고에 국내외 곳곳서 우려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더팩트 DB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고액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동조합(노조)의 대규모 집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곳곳에서 강경 투쟁을 예고한 노조의 행보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삼성전자 노조에 따르면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사업장 인근 차선 도로를 점유해 물류·수송 등에 차질을 발생시키는 동시에 조합원 간의 결집력을 드러내며 바게닝 파워(협상력)를 끌어올리겠다는 움직임이다. 노조는 지난 17일 과반 노조 달성을 계기로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사측을 상대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한 상한(연봉의 50%)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 예상치(연간 영업이익 300조원)대로라면 회사는 4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돈을 성과급으로 써야 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국내 실적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재원으로 사용해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고 파격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속해서 상한 폐지를 고집하고 있다.

이번 결의대회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사측은 근무 인원 유지를, 노조는 최소 인원 외 조합원 전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집회 규모에 따라 향후 교섭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추산으로는 결의대회 참석 조합원은 3만~4만명 수준이다.

다음 달 총파업이 예고됐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집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일종의 가늠자다. 조합원 수가 늘어나 2024년 7월 1차 총파업(6000여명) 때보다는 투쟁 강도가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노조는 "18일 동안(5월 21일~6월 7일) 파업을 진행했을 때 20조~30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사업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회사 전반에 파업이라는 전운이 드리우고 있는 상황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입장에서도 큰 악재다. 현재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축이 흔들릴 위기에 처하는 셈이다. 지난 수년간 SK하이닉스에 밀려 힘든 시기를 보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되살아나 이익을 극대화하고, 호황 이후 역시 대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생산 차질'을 외치는 노조의 행보가 지나치게 느껴진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 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 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우지수 기자

실제로 곳곳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먼저 삼성의 준법 경영 여부를 감시하는 외부 독립 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은 지난 21일 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은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라 국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노조도 주주와 투자자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국민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게 주로 거론되는 걱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예전도 그랬지만, 기술 경쟁이 치열한 지금이 연구개발(R&D) 중요성이 더 크다. 기업들은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며 "투자가 지연된다면 아무리 삼성이라도 장기 성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노조 파업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AI 패권 다툼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 발생한 악재"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파업이 시작되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병목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한국의 노사 갈등 구조가 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일반 시민까지 1인 시위에 나서며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 60대 시민은 지난 15일 서초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유례없는 성과급을 요구할 정도로 지금의 반도체 성과가 오직 조합원들의 초과 능력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잠정치)의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것은 구성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슈퍼사이클이라는 외부 환경과 그간 단행한 회사의 기술 혁신 투자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공동투쟁본부의 4·23 투쟁 결의대회에 대응하는 방식의 '맞불 집회'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운동본부는 23일 오전 삼성전자 노조가 결의대회를 여는 장소의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기로 결정하고, 주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노조의 지나친 성과급 요구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이 이번 '맞불 집회'의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대규모 집회에 앞서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의 반도체 생산라인 등 주요 시설 점거를 방지해 경영상의 손실을 막으려는 선제 조치로 읽힌다. 노조 측에는 '필수 인력 정상 출근'을 요청하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전달한 상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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