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 지정 여부 발표에도 영향 미칠지 관심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르면 다음 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올해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김 의장의 법적 신변 보장을 한미 고위급 안보 협의와 연계하며 압박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일인 지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 "신변 보장 없으면 핵잠 협상 불가"…미국의 전방위 압박
22일 SBS·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은 최근 우리 정부에 김 의장에 대한 출국금지·체포·구속 등이 없도록 신변 보장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핵추진잠수함이나 우라늄 농축 등 주요 안보 현안의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 의회 등이 쿠팡 사안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지에선 쿠팡의 대정부 로비가 전방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 역시 지난 1월과 3월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 사안과 관련한 우려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과 관련해 김 의장의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신청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국대사관 등에 "수사는 적법하게 진행 중이며, 외교 당국이 특정인의 신변 보장을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안보 협상 일정이 지연되는 배경에 이러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공정위, 김범석 '동일인 지정' 검토 중…"결정된 바 없어"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쿠팡은 2021년 공시집단 지정 이후 동일인을 법인으로 유지해 왔다. 공정거래법상 자연인 대신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려면 지배구조 단순성과 친족 경영 미참여, 친족과 계열사 간 자금대차 및 채무보증 부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알려지면서 동일인 변경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부사장은 2021년부터 4년간 보수와 인센티브로 140억원 규모를 수령했으며, 인사 및 물류 사업의 핵심 의사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친족의 경영 참여가 확인될 경우 동일인을 개인으로 바꿀 수 있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사익편취 규제 등 감시망에 포함될 뿐 아니라, 기존에 제출한 '친족 경영 미참여 확인서'의 허위 여부에 따라 형사 고발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형사 고발 여부는 공정위가 다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미국 측이 안보 협상과 연계하며 제동을 거는 지점이 이러한 사법 리스크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동일인 지정 여부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동일인 지정은 기업 규제 강화를 의미할 뿐 사법 처리와는 별개의 사안이며, 성격이 판이한 두 사안을 결부해 신변 위협으로 판단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정위의 결정이 외교적 변수에 휘둘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공정위는 쿠팡의 동일인 변경 여부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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