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배당금의 약 70%가 오너 일가 독식
한세 "주주환원으로 현금흐름 견고해"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한세그룹이 지주사와 계열사의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는데도 배당을 크게 늘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배당금 상당수가 오너 일가로 집중돼 승계 자금을 확보하려는 포석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그룹의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 매출 3조40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57.0% 급감한 655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 2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의류 제조)과 한세엠케이(의류 판매), 예스24(온라인 서점) 등 3개 상장사와 비상장사인 한세모빌리티(구 이래CMS·자동차 부품 제조) 등을 포함해 총 54개의 연결종속회사를 뒀다. 특히 한세모빌리티는 한세그룹이 지난 2024년 12월,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1354억원을 들여 인수한 회사다.
한세그룹은 한세모빌리티를 품으면서 매출 규모를 두 자릿수 이상 키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세모빌리티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모두 악화하면서 적자 꼬리표를 달게 됐고, 이는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세실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573억원에 그쳤고, 예스24는 10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인수한 한세모빌리티 역시 250억원의 순손실로 역주행했고, 한세엠케이는 2년 연속 300억원대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한세그룹 재무구조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말 기준 한세예스24홀딩스의 총차입금은 1조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늘었고, 부채비율은 184.1%에서 222.5%까지 치솟았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를 넘기면 자본보다 부채가 많아지는 기점이고, 200%를 넘어서면 재무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 지주사 적자 썼는데도 배당은 두 배로…한세 측 "현금흐름 견고"
수익성 악화와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한세그룹은 최근 고배당 정책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를 필두로 주당 최소 배당금을 상향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하면서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는 2028년까지 주당 최소 배당금을 기존 250원에서 500원으로 두 배 상향했다. 상장사에서 한세실업은 주당 배당금을 500원에서 600원으로, 예스24는 200원에서 2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한세엠케이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만성 적자에 빠지면서 6년 연속 배당을 집행하지 않았다.
이번 정책으로 한세엠케이를 제외한 그룹 내 상장사 3곳 모두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특히 적자 전환한 한세예스24홀딩스와 예스24가 배당금을 오히려 증액한 점은 이례적이다. 한세실업도 순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배당금을 늘려 배당성향이 41.2%로 확대됐다.
한세그룹 측은 "이번 결산 배당 확대는 단기적인 실적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주주에게 예측 가능한 안정적 배당정책을 실천하겠다는 이사회 의지가 반영됐다"며 "글로벌 소비 침체 장기화와 미국 관세 정책, 원자재 상승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실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나, 당사의 핵심사업 영업 현금흐름은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 주주환원 이면의 '오너가 수혜'…배당금 약 70% 오너 일가로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고배당의 실질적 수혜자가 오너 일가라는 점에 주목한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세예스24홀딩스의 지분 68.8%를 김동녕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김 회장(11.89%)과 장남 김석환 부회장(25.95%),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20.76%), 장녀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10.19%)의 지분을 합치면 총 2751만3350주에 달한다. 이번 배당 정책에 따라 총배당금 196억4000만원 중 약 137억6000만원이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이 자금이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충당하는 '마중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특히 김 회장이 지난해 장녀 김지원 대표에게 지분 200만주를 증여한 점을 고려하면, 증액된 배당금이 증여세 납부 등 승계 관련 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규모 지분 증여 시 수반되는 막대한 증여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적이 악화된 지주사가 배당을 두 배로 늘린 것은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의 현금 동원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인 것이다.
이사회가 사실상 오너가의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현재 지주사 사내이사 4명 전원이 김 회장과 세 자녀로 구성돼 있어, 이사회를 통한 오너가의 배당 결정권이 절대적인 구조다. 현재 장남 김석환 부회장은 지주사와 예스24를, 차남 김익환 부회장은 한세실업과 한세모빌리티를, 장녀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를 이끌고 있다.
한세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인 당사의 배당 재원은 단일 연도 이익뿐 아니라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현금 창출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며 "배당 혜택은 모든 주주로 지분율에 따라 공평하게 돌아가고, 앞으로도 재무 건전성과 균형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인 배당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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