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조 속 곳간 열어젖힌 증권사에 주주들 '박탈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022년부터 4년째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배당금을 확대하는 등 곳간을 활짝 열어젖히는 모습과 대조되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된 데다가 회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까지 합치면 여력이 충분한데도 배당을 미뤘다는 비판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배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2021회계연도 배당 지급 이후 2022~2024회계연도에 이어 올해까지 무배당을 이어간다. 보통주는 물론 우선주 배당도 지급하지 않는다.
이 같은 무배당 기조는 증권사 중 사실상 유일하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상장 증권사 11곳 중 올해 배당을 하지 않는 곳은 한화투자증권뿐이다. 자기자본 1조원 밑으로도 DB·LS·부국·다올·한양·유화·케이프 7개 증권사는 올해 배당금을 지급한다.
유례없는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올리면서 올해만큼은 배당을 기대했던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종목토론방에는 '배당 안주는 것 (주주들이) 우습나', '배당도 안 주면서 한화그룹 오너는 왜 최고연봉 혼자만 먹지', '올해 실적 좋아도 내년에 또 배당 없겠죠?' 등 연일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보통주뿐만 아니라 우선주 무배당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제한되는 대신 배당시 보통주보다 더 많은 배당을 지급받는다. 배당을 하지 않으면 의결권이 살아날 수 있지만 주된 목적인 배당수익이 없다면 투자 유인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증권사들은 배당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주주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2조 클럽' 반열에 오른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62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1만7613원으로 결정했다. 이번 배당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2.72%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한 미래에셋증권은 역대 최대 규모인 6354억원 수준의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미래에셋증권의 총 배당액은 4653억원으로 이 중 현금배당은 약 1744억원이다. 지난해 현금 배당금액 1467억원 대비 3배 이상 규모다.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4000원, 총 357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올해 배당성향은 35.4%로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했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1300원, 우선주 1주당 1350원, 총 4878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4.2% 수준이다.
키움증권도 보통주당 1만1500원, 유안타증권은 주당 220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이 배당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우호적인 업황에 힘입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0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 388억9100만원에 비해 162.2%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한화투자증권이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 전문 업체 두나무 지분 5.94%(206만9450주)의 기말 장부가액 7112억원까지 고려하면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보유 지분 매각 계획이 없어 현금 확보가 제한되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월 23일 두나무 지분 5.94%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단기적인 배당보다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단기적인 배당보다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유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이익 성장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확보된 재원은 더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있는 분야에 재투자하고, 디지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 여러분께 보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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