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맞물려 원료 수급 기대↑…이달 말 도입 전망

[더팩트|우지수 기자]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료 수급난이 석유화학·정유업계를 압박하는 가운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및 금융 지원과 최근 미국·이란의 휴전 결정이 맞물리며 현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번 추경안에는 나프타 수입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예산 5000억원과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등 목적예비비 5000억원으로 총 1조원의 나프타 구매 지원 예산이 담겼다.
정부의 자금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정책금융 신규 자금을 24조300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7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중동 상황 피해 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정책금융 규모를 26조8000억원으로 2차 확대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차환 조건 완화와 나프타 확보용 무역금융·신용장 한도 상향 등 대책도 내놨다.
물량 확보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추가 물량 확보를 협의 중이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나프타는 물량이 제일 급선무"라며 "가격을 일부 더 주더라도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 기준에 대해서는 높아진 나프타 가격에 맞춰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당초 예산을 편성할 때 기준으로 삼은 최고 수입단가는 t당 1087달러였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며 지난달 27일 기준 실제 나프타 수입단가는 t당 1293달러까지 치솟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예측 단가와 실제 시장 가격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추경 기준을 현실화하자는 의견을 담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안에 합의하고 이란이 화답하면서 수급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협에 묶인 한국 관련 선박 26척의 통항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이 중 업계 추산으로 유조선 7척에 실린 원유 약 1400만배럴과 나프타 약 50만t이 풀렸고 국내 항만까지 약 20일이 걸려 이달 말에는 국내 도착이 이뤄질 예정이다. 도입을 앞둔 원유는 대한민국 하루 원유 소비량(약 200만배럴) 기준 일주일치 물량이다.
석화 업체들은 그동안 나프타 투입량을 줄이며 가동률을 60%대로 낮춘 비상 운영 체제를 가동해 왔다. 정유사들 역시 대체 원유와 비축유를 활용해 90% 수준을 유지하며 물류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을 감내해 왔다. 이번 휴전과 정부의 자금 수혈이 더해지면서 점진적인 상황 호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휴전으로 바닷길이 열리더라도 불확실성이 완벽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업계 의견이 나온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대가로 통행세를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지정학적 긴장감에 따른 선박 보험료 급등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언급된다. 2주 뒤 양국의 협상 향방이 확실하지 않아 언제든 해협이 다시 막힐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업계는 정부의 전방위 지원과 휴전에 반색하면서도 차질 없는 원료 확보를 과제로 꼽았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추경에 대해 "같은 업계라도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현장 상황에 맞춰 집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추경으로 자금을 풀어줘도 살 수 있는 나프타가 없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며 "안정적인 실물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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