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정현석·롯데리아 차우철 투입
선택과 집중, 본업 경쟁력 승부수 주목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롯데쇼핑이 10년 연속 매출 역성장이라는 위기 속에서 핵심 사업부인 백화점과 마트 부문의 수장을 교체했다. 새 사령탑에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에서 호실적을 일군 유니클로의 정현석 대표와 롯데리아의 차우철 대표가 선임됐다. 이커머스 공세 속에서 오프라인 거점의 효율화를 이끌어온 리더들을 전면에 배치해 책임경영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015년 실적 최대치인 연 매출 29조1277억원을 달성한 후 10년 연속 내리막이다.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13조7384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새 회사 외형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롯데쇼핑의 실적 하락에는 본업이자 핵심 사업인 백화점과 마트 부문의 경쟁력 약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백화점 사업은 2015년 8조325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2025년 3조3394억원으로, 58.4% 급감했다. 이 기간 슈퍼를 포함한 마트 사업도 8조3237억원에서 6조6974억원으로, 매출이 19.5% 증발했다. 2010년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에 따른 대형마트 영업 규제와 쿠팡을 필두로 이커머스의 급성장은 오프라인 중심인 롯데쇼핑 입지를 크게 흔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오히려 외형 성장을 일궈내 롯데쇼핑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2015년 1조4863억원이던 매출이 2025년 2조6611억원으로 79.0% 급등했고, 이마트는 11조1489억원에서 16조6289억원으로 몸집을 19.2% 키우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은 백화점 부문에서 신세계에 바짝 쫓기게 됐고, 마트 부문은 이마트와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유니클로·롯데리아 살린 정현석·차우철, 롯데쇼핑 구원투수로
롯데쇼핑이 역성장을 끊어낼 구원투수로 유니클로의 정현석 대표와 롯데리아의 차우철 대표를 영입하게 된 배경이다. 두 대표가 이끌었던 유니클로와 롯데리아는 과거 '노 재팬'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유니클로와 롯데리아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출점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등 지난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중 호실적을 나란히 일궜다.
유니클로 운영사인 FRL코리아(전년 9월부터 당해 8월까지 집계)는 노 재팬 직전이던 2019년 매출 1조3781억원에서 이듬해 6298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으나, 고수익 점포 중심으로 내실 경영에 집중해 2025년 1조3524억원으로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실제 정 대표는 2019년 190개였던 매장을 2025년 132개로 줄였는데도 오히려 매출을 크게 늘렸다.
롯데리아를 영위하는 롯데GRS 역시 2014년 1조1329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프리미엄 햄버거 업체와의 경쟁으로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6636억원까지 급전직하했다. 이후 차 대표 투입과 함께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하고 신제품을 잇달아 쏟아내 2025년 1조1189억원으로 회복, 8년 만에 매출 1조원을 재돌파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백화점 신임 대표로 유니클로의 정현석 부사장을 발탁했다. 1975년생인 정 대표는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중동점장과 물동부산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FRL코리아를 이끌었다.
마트 신임 대표로는 1968년생 차우철 사장을 맞으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1968년생인 차 대표는 1992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 담당임원과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을 맡았고, 2021년부터는 롯데GRS를 지휘했다.

◆ 책임경영 강화한 롯데쇼핑, 백화점·마트로 '10년 역성장' 끊을까
롯데쇼핑은 과거 유니클로와 롯데리아를 부활시킨 성공 방정식을 오프라인 유통망 전반에 이식하고 있다. 백화점의 정현석 대표는 유니클로와 같이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며, 주력 점포에 화력을 쏟고 있다. 마트의 차우철 대표 역시 롯데리아와 같이 본업 경쟁력에 집중하며, 식료품 중심의 마트로 재편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 사업에서 국내 58곳(△백화점 31곳 △아웃렛 17곳 △쇼핑몰 10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지난해에만 아웃렛 5곳을 정리하고, 쇼핑몰 4곳을 늘려 소비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 대표 취임과 함께 백화점에서 분당점을 폐점 조치하고, 본점인 명동점과 잠실점 등 주력 점포를 쇼핑에 특화한 '롯데타운'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마트 사업에서는 현재 국내 450곳(△대형마트 112곳 △슈퍼 338곳)의 점포를 뒀다. 그중 K-관광 특수에 맞춰 외국인 손님에 공들이고 있으며,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투자를 이어갔다. 서울역점은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대를 이룰 만큼, K-쇼핑 성지로도 불린다. 차 대표는 K-푸드 중심의 상품 경쟁력을 펼쳐 식료품 특화형 매장으로 국내외 고객을 잡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롯데쇼핑은 백화점에서 '롯데타운'으로 팝업과 신진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고, 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K-푸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 10년간 이어졌던 역성장을 끊어내고, 정현석·차우철 대표의 책임경영으로 '유통 명가'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정현석 대표는 "롯데타운은 롯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명동점과 잠실점의 혁신으로 기대 이상의 감동을 드리겠다"고 말했고, 차우철 대표는 "급변하는 리테일 환경에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해외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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