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로 4월 원유 공백 불가피

[더팩트|우지수 기자] 지난달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제품 수출이 역대 2위를 기록했지만 정유업계 안팎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분기 원유 부족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익성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석유제품 수출액은 51억500만달러(약 7조7000억원)로 역대 3월 기준 2위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수출단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3월 1∼25일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톤(t)당 92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다.
국내 기업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3월 배럴당 72.5달러에서 올해 3월 128.5달러로 7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은 79.6달러에서 128.8달러로 61.8%, 경유 가격은 86.5달러에서 192.8달러로 122.9% 올랐다.
이같은 수출 확대에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전량 수입해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으로 가공한 뒤 수출하는 구조다. 지난해 기준 4대 정유사의 정유사업 수출 비중은 모두 50%를 넘긴다. 내수보다 해외 판매가 더 많은 만큼 수출 성적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1분기 호실적이 일회성에 그칠 것으로 보고 긴급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2분기 중에서도 4월이 가장 취약한 시기로 꼽힌다. 3월까지는 중동 사태 이전에 선적된 원유가 순차적으로 도착하면서 정상 가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신규 선적이 막히면서 지난달 20일 입항한 200만 배럴을 끝으로 해협 경유 물량 유입이 끊겼다. 4월 도착분에 공백이 생긴 셈이다.

국내 정유사와 정부가 힘을 합해 상황을 타개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원유 수급 구조가 중동에 편중돼 있어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중동산 의존도가 90%에 달하고 GS칼텍스 65%, SK에너지 63%, HD현대오일뱅크 40%대 순으로 뒤를 잇는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타 아시아 국가 정유사들이 대체 물량 확보에 뛰어들면서 비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 사우디 얀부항 등 우회 경로를 통한 원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경로 역시 안전이 완전히 담보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미국·아프리카산 등 비중동산 원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으나 이들 물량은 빨라야 5∼6월에나 국내에 도착할 수 있어 4월 공백을 직접 메우기는 어렵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가동했다. 5∼6월에 도착 예정인 대체 원유 물량을 담보로 정부 비축유를 먼저 대여받아 4월 가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한국석유공사도 해외 생산 자산을 국내로 직접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이 마무리되고 해상 통항이 풀리더라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개전 이후 높은 가격에 매입한 원유가 생산 라인에 투입되면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제품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더라도 비싸게 사들인 원유가 원가에 그대로 반영돼 마진이 다시 축소될 수 있다. 유가가 급락할 경우 보유 원유의 평가 가치가 떨어지면서 회계상 손실이 발생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3월까지는 기존에 확보한 물량으로 버텼지만 4월부터는 원유를 구하는 것 자체가 최대 과제"라며 "대체 원유를 들여오더라도 운송 거리가 길어지고 프리미엄까지 붙어 원가 구조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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