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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 '전산장애 1위' 불명예…보상은 더디고 기준은 깐깐
전산 관리·보상 체계 도마 위에
투자자 책임 전가 구조에 불만 고조


신한투자증권이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전산장애 발생 최다 증권사라는 오명을 썼다. /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전산장애 발생 최다 증권사라는 오명을 썼다. /신한투자증권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최근 5년간 전산 장애 발생 건수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보상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가장 길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산 투자 확대에도 관리·대응 측면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 전산장애 36건 中 실제 보상 14건 그쳐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0개 증권사의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총 201건이다. 이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36건으로 가장 많은 사고를 기록했다. 다만 집계 기간 중 이용자 보상이 이뤄진 건수는 38.9%에 해당하는 14건에 그쳤다.

보상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장애 발생부터 실제 보상까지의 평균 기간이 35일로 10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길었다. 키움증권이 8일로 가장 짧은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난해 1월 7일 발생한 전산장애의 경우 보상금 지급이 같은 해 7월 11일에 이뤄져, 무려 185일이 경과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에도 신한투자증권의 전산장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아크릴 공모주 상장일에는 신한 SOL 앱 접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자 불만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제시간에 매도가 이뤄지지 않고 거래가 주문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체결되는 등 실제 피해 사례도 발생했다.

이처럼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순히 전산 투자 규모가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거론된다. 신한투자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산운용비는 2024년 670억원에서 2025년 7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산운용비는 MTS와 HTS를 포함한 거래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건비·보안·백업·클라우드·데이터센터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통상 증권사들은 이 같은 비용 투입을 통해 서버 용량을 확충하고, 트래픽 급증 상황에서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한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비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산장애 건수는 2024년 5건에서 2025년 8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에 따라 투자 규모보다 운영 효율이나 대응 체계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산장애 보상기준 및 처리절차'. /신한투자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신한투자증권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산장애 보상기준 및 처리절차'. /신한투자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 피해 입증은 투자자 몫…당국 가이드라인 '사각지대'

더 큰 문제는 증시 활황으로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전산장애 발생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 사고 발생 시 금융회사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 하지만 피해 보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실제 보상 과정에서는 투자자가 입증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한 게 현실이다.

증권사들은 자체 기준에 따라 손실 범위를 산정하고 있지만, 투자자는 전산 로그나 주문 내역 등을 통해 매매 의사와 손해 발생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홈페이지 '전산장애 보상기준 및 처리절차'에서 전산로그, 전화기록 등을 통한 매매 의사 증명과 미체결로 인한 손해 발생을 보상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합리적이고 증명 가능한 손실에 한해 보상 가능하다'는 기준을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후 대응 중심의 관행을 넘어 예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소비자들이 증권사의 책임을 논리적으로 증거를 채집해서 보상받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금융당국이 나서서 사고 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증권사도 증시 활황으로 수익을 쓸어 담았기에 전산운용비 투자를 늘려 사고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정 대표는 "소비자가 피해를 보상받는 게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일반 투자자들은 엄두도 못 내곤 한다. 그런 약점을 노려서 증권사들이 보상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다"면서 "신한투자증권은 특히 앞서 나가는 증권사인데 사고 1위라는 오명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부연했다.

<더팩트>는 전산장애 및 대응과 관련해 신한투자증권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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