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장 밖선 노조 피케팅…'거버넌스 위기' 강조

[더팩트|성남=우지수 기자] "AI 등장으로 급변하는 세상에서 네이버가 더 큰 도약을 하려면 과감한 도전과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주주 믿음과 기대에 보답하겠다."
네이버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주총회 안건 중 관심이 집중된 것은 김 CFO의 사내이사 선임이었다. 재무총괄 임원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들어가는 것은 지난 2016년 황인준 전 CFO 퇴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로써 네이버 이사회는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의 7인 체제가 됐다. 지난 2003년 네이버 재무기획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내부 성장 과정을 두루 거친 김 CFO가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결정에 재무 전문성을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 후 취재진과 만난 김 CFO는 글로벌 인수합병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AI 시대가 되면서 더 많은 영역에서 그룹사들과 다양한 논의가 가능해졌다"며 "투자가 갑자기 늘어날 것이라는 단언보다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검토를 충분히 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결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두나무와의 합병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이며 목표했던 방향대로 계속 가고 있다"고 확인했다. 대주주 지분 한도를 두고 20%안·34%안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규제가 확정되면 그에 맞춰 핀테크 사업 구조를 조정하는 방향을 고민하겠지만 지금은 확정된 것이 없어 현재 버전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합병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이다.

네이버의 향후 AI 사업 전략은 최수연 대표가 직접 발표했다. 최 대표는 "AI·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과 신기술, 글로벌 사업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안에 통합검색에 AI 에이전트를 접목한 'AI 탭'을 공개하고 연내 쇼핑 전반으로 AI 에이전트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건강·로컬·금융 등 분야별 특화 에이전트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최 대표는 "건강 정보 탐색은 상품·병원 탐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예약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에이전트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성과도 공유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 결과 요약 기능 'AI 브리핑'은 통합검색 질의의 20% 수준까지 확대됐고 이용자는 약 3000만명에 달했다. 커머스에서는 'AI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와 개인화 추천 고도화를 통해 매출이 전년 대비 26.2% 늘어난 3조6884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총회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중 56.52%인 8454만4483주 보유 주주가 출석했다.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지난해 실적이 좋은데 배당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고 다른 주주는 "실적으로는 좋은 회사지만 배당 측면에서는 나쁜 회사"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정관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명시하고 전자주주총회 근거 조항도 새로 담았다.
한편 주총장 밖에서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가 피케팅을 벌이며 주주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했다. 노조는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가 지난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됐음에도 지난해 5월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 없이 복귀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사회가 직접 해명 자리를 마련하고 감사팀·법무팀이 관련 자료를 작성해줬다며 "구성원 99%가 반대했음에도 이해진 창업자와의 관계가 결정을 좌우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인혁 대표 복귀 직후부터 전 조합원 총투표와 반대 집회, 지배구조 토론회 개최, 국민연금에 대한 주주권 행사 촉구 등을 잇달아 진행하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노조 측은 "이사회가 경영 견제 기능을 포기하고 사적 관계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며 "거버넌스 위기는 기업가치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곧 주주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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