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15개국과 유럽연합(EU)을 상대로 불공정 무역 관행을 파악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 사실상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된 모습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은 11일(현지 시간) 관보를 통해 한국 등 1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EU 외에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가 대상이 됐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 생산과 관련된 각국의 정책·관행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정부는 보조금, 국영기업 활동, 수출 장려 정책, 시장 접근 제한, 금융 지원, 통화 정책 등이 과잉 생산을 유발하는 요인인지 따져볼 계획이다.
1974년에 제정된 미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보복을 위협하며 해외 정부의 시정을 유도하는 미국의 통상압박 수단 중 하나다.
무역대표부는 서면 의견 검토, 청문회, 반박 의견 수렴 및 해당국과의 협의를 거친 뒤 최종 결론을 내리고 필요할 경우 관세, 서비스 수수료 부과, 협상 등의 대응 조치를 제안할 수 있다.
그리어 대표는 "현 단계에서 우리는 단순히 조사를 시작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으나,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정책이 무효라고 판단하자, 무효화된 상호관세 등을 대체하기 위해 대대적인 301조 조사를 지시했다.
우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지만 이는 의회 승인이 없는 경우 150일만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만료 이후에는 301조 등 다른 수단들을 통해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다.
쿠팡 투자자들이 조사를 요구했던 디지털 통상 이슈가 별도 조사 대상으로 다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난 1월 쿠팡의 주요 투자자들은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며 미 정부에 301조 조사를 요구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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