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 이어질 듯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석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정기주총 전 영풍·MBK가 주주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친화적인 주주제안을 내놓자 고려아연이 이를 받아들이며 맞받아친 형국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다음 달 2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주총을 연다. 고려아연은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 승인,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2024년부터 최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는 지난 12일 이사 주주 충실 의무 정관 명문화와 집행임원제 전면 도입, 액면분할, 3925억원 임의적립금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등을 주주제안했다.
업계에서는 정기주총을 앞두고 영풍·MBK가 주주 표심을 얻기 위해 주주 친화적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회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이사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고려아연은 이사 주주 충실 의무 정관 명문화 등 영풍·MBK 측 주주제안을 수용했다. 영풍·MBK는 "최대주주(영풍·MBK)의 책임 있는 역할로 고려아연 거버넌스가 개선됐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 회장 측이 '해볼 만한 표 대결'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핵심광물 약점이 노출된 미국 정부와 손을 잡았다. 현지에 통합 제련소를 설립해 희소금속 등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는 현지 합작법인 크루서블 JV(합작법인)를 설립했다.
최 회장 측은 통합 제련소 설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크루서블 JV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영풍·MBK는 이사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 위반이라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크루서블 JV는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됐다.
크루서블 JV가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면서 영풍·MBK 지분율 우위는 흔들리게 됐다. 여기에 더해 고려아연은 영풍·MBK 주주제안인 임의적립금 3925억원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보다 2.3배 이상 많은 9177억원 전환으로 맞받아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다만 최 회장 측은 영풍·MBK 주주제안 중 임시의장 선임 안건은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와 3월 정기주총에서 주총 의장은 박기덕 사장이 맡았다. 영풍·MBK는 최 회장 측 인사인 박 사장이 영풍 의결권을 제한해 위법을 저질렀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사회의 2026년 정기주총 안건 확정을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한다. 주총 임시의장 선임의 건은 정관에 배치된다는 것이 이사회 판단이나, 주총이 파행적으로 진행된 바 있어 이사회 의장이 맡는 것이 주주 보호 측면에서 옳다"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 측이 크루서블 JV까지 포함하면 영풍·MBK와의 지분율 경쟁에서 싸울만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결국 이사회 의석이 다음 달 정기주총 핵심 관점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역시 사내이사 임기가 다음 달 만료돼 재선임 안건이 올라온 상태다.
업계에서는 크루서블 JV 측 인사인 월터 필드 맥라렌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영풍·MBK 측이 최대 6석을 획득할 것이라고 본다. 기존 4석에서 6석으로 늘어나며 이사회 내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영풍·MBK의 경영권 획득은 실패하게 되는 셈이다. 영풍·MBK가 이미 장기전에 돌입한 만큼 정기주총 이후에도 법적 분쟁 등으로 경영권 분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경영권 분쟁 시작 이후 여러 민형사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와 관련해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 등이 기타비상무이사가 비공개 자료를 유출한 정황이 있다며 업무상 배임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영풍·MBK는 "앞으로도 이사회가 총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작동하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고 주주환원이 구조적으로 실행되도록 관리하며, 필요한 경우 이사회 개편을 포함한 추가적인 거버넌스 개선 과제를 책임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주 지지, 응원에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라며 "록히드마틴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국 정부와 통합 제련소를 짓기로 하는 등 글로벌 핵심광물 허브 역할도 해냈다. 앞으로도 주주 가치 제고와 기업 가치 향상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bell@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