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직전 세율 또 번복…백악관, 추가 인상 예고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0%를 24일 0시(현지 시간, 한국시간 오후 2시)를 기해 발효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다른 법률을 끌어와 관세 조치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꺼낸 새로운 법은 무역법 122조다. 이 법은 지난 1974년 제정됐으며,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하락에 대응해 대통령이 최대 15%의 긴급 관세를 150일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실제 관세를 발동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미국 현지 매체인 NBC뉴스는 관세 발효 몇 시간 전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수입업자들에게 "특정 면제 대상이 아닌 한 모든 국가에 대해 150일간 10% 세율이 적용된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도 글로벌 관세가 우선 10%로 시작된다고 전달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를 15%로 인상하기 위한 별도의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상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중앙아메리카 무역협정 국가들에 관세 면제 등 예외를 뒀지만, 대부분 국가에는 10% 단일 세율을 적용했다. 이 법은 150일간 부과할 수 있어 관세는 오는 7월 24일부로 종료된다. 추가로 연장하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법률을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 시,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 위협 시 보복 관세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무엇보다도 미국 현지에서 행정부와 사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만큼 무역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터무니없는 대법원 판결로 '장난(게임)'을 하고 싶은 국가,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약탈한 국가는 최근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 으름장을 놨다.
법률 전문가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법적 공방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무역법 122조가 상정한 '국제수지 위기'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 적자’의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수지 적자는 한 국가와 다른 국가 간의 모든 금융·상업 거래를 포괄하지만, 무역 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상태를 가리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경제프로그램 책임자인 필립 럭은 "무역법 122조는 외채를 상환할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국제수지 위기 상황을 전제로 한다"며 "미국은 무역 적자가 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자산을 계속 매각할 수 있어 국제수지 위기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로 관세 폭탄을 맞았던 국가들은 일부 혜택을 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브라질 등에 최대 50%, 중국에는 145%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협상으로 관세율을 조정해 중국·브라질·멕시코·캐나다 등은 20~30% 안팎의 관세를 매겼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글로벌 관세가 10%로 일괄 조정됐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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