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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반납' 이재용·최태원 글로벌 행보…다른 총수는 경영 구상 분주
이재용 삼성 회장·최태원 SK 회장, 해외서 설 연휴 보낼 듯
다른 총수 국내서 경영 구상…신동빈 '키다리 아저씨' 역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밀라노 출국편으로 향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밀라노 출국편으로 향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재계 총수들의 올 설 연휴 풍경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현장 점검에 나서고 경영 구상에 몰두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도 해외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긴 명절 연휴를 활용해 그간 점검하지 못했던 해외 사업장을 방문, 주요 사업을 챙기고 명절에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해외 근무 임직원들을 격려해 왔다. 이례적으로 국내에 머물렀던 사례는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았을 때다. 지난해 대법원의 부당합병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만큼, 해외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에는 비교적 일찍 해외로 나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 자격으로 초청받아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했다. 이후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 글로벌 기업가들과 교류하며 스포츠 외교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IOC 주관 갈라 디너에 참석해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 리둥성 TCL 회장, 올리버 바테 알리안츠 회장 등과 교류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IOC 갈라 디너는 단순한 사교 모임을 넘어 글로벌 정세와 비즈니스 현안이 논의되는 물밑 외교의 장"이라며 "이 회장의 참석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은 물론 한국 스포츠 외교 역량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갈라 디너 외 여러 일정을 소화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공을 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연휴 직전까지는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고려했을 때 설 연휴 동안 방문할 가능성이 큰 사업장은 유럽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에 가전·TV 공장을 두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한국식 호프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한국식 호프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해외에서 명절 연휴를 보낼 전망이다. 이미 미국 출장에 나선 그는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한국식 호프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것으로 알려져 큰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올해 엔비디아가 선보일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적용할 주요 제품 공급 계약에 관해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12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면서 최 회장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미국에 머무르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여러 빅테크와 접촉했다. 연휴 기간 내내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간 뒤 20~21일에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할 예정이다. TPD는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예년처럼 연휴 기간 국내에 머무르며 사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밖에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도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휴식하며 경영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명절 때마다 한국·일본을 오가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사업 침체로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던 터라 머릿속은 다소 복잡할 전망이다. 또한, 신 회장은 동계올림픽 추이도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스키·스노보드 종목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으며,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격려 메시지도 지속해서 전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다시 비상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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