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을지로=이선영 기자] 홍콩 H지수 ELS 제재심 'D-데이'와 맞물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행장들은 "결과가 안 나왔다"는 말만 남긴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견리사의'를 꺼내 들며 판매 전 과정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다시 짜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20개 국내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 직전, 회관 앞 로비에는 카메라와 질문이 먼저 줄을 이었다. 다만 이날 은행장들의 표정은 대체로 굳어 있었다. 같은 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세 번째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면서 '제재 수위'와 '과징금 조정'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 탓이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는 국내 20개 은행장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2시 29분께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가장 먼저 모습을 보였고 정상혁 신한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등이 차례로 입장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국민성장펀드 사업설명회 참석을 위해 충남을 찾아 이날 간담회는 김형일 전무이사가 대신 참석했다.
현장에서 ELS 제재심 관련 대응을 묻는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은행장들은 "아직 결과가 안 나와서", "나중에" 라는 말만 반복하며 다소 굳은 표정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 나선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IPO 기대감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미소를 띄며 "공시 통해서 확인하시라"고 짧게 답했다. '상장'이라는 키워드가 던져지자 현장 분위기가 잠시 환기됐지만, 추가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만큼, 은행권 역할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핵심 키워드는 소비자보호였다. 이 원장은 "이익을 보거든 그보다 먼저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은행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달라고 주문하고, 금융상품 설계·심사·판매의 전 과정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재정비하라고 당부했다. 소비자보호 중심의 KPI 체계 마련도 언급했다.
금감원도 감독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리스크 기반의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정기검사 때 소비자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편성하는 등 판매 과정 전반을 사전에 더 촘촘히 들여다보겠다는 방향이다.
이 원장은 '따뜻하고 포용적인 금융'도 꺼냈다.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소멸시효 연장이 정당한지 다시 살펴달라고 하면서 '생계비 계좌'나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장기분할 프로그램 같은 제도는 적극 안내해달라고 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포용금융을 매년 종합 평가하는 '포용금융 종합평가 체계' 도입도 예고했다.
금감원은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바젤Ⅲ 틀 안에서 자본규제를 합리화해 은행 자금이 생산적 분야로 공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혁신도 간담회 테이블에 올랐다. 금융위·금감원·학계·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TF'에서 이사회 독립성,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투명성, 성과보수 운영 합리성 등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개선방안과 법 개정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일이라 판단되면 미룰 이유는 없다"는 취지로 은행권의 선제 조치도 주문했다.

간담회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참석해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은행장들 역시 소비자보호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판매의 시작부터 분쟁조정까지 다시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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