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건전성 관리가 과제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드사 출신으로 첫 은행 사령탑에 오른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1년 만에 숫자로 성적표를 내놨다. 이호성 행장이 취임사에서 내세웠던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와 카드업에서 다진 비이자 수익 경험이 은행 실적 구조에도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호성 행장은 그룹 입사 후 30년 넘게 리테일·카드·디지털 분야를 두루 거친 '영업·마케팅통'이다. 특히 하나카드 대표 시절에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과 여행 특화·디지털 상품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4년 말 주주총회를 거쳐 통합 하나은행의 5대 행장으로 공식 취임한 그는 첫 메시지로 "하나만의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당일 그룹 지분 3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도 드러냈다.
◆ 지난해 순익 3.7조…비이자이익이 끌어올린 실적
지난해 하나은행 별도 기준 순이익은 3조7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비이자이익이다. 하나은행의 2025년 비이자이익은 1조0928억원으로, 전년(6870억원)보다 59.1%(4058억원) 늘었다. 매매·평가이익(1조1441억원)과 수수료이익(1조0260억원)이 동시에 늘면서 채권·파생·외환, 방카슈랑스·신탁보수·증권중개 수수료까지 고르게 개선돼 예대마진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수익성·효율 지표도 개선 흐름이다.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2%로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9.4%로 30%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금리 하향 사이클 속에서도 마진 축소를 비용 효율 개선으로 상쇄했다는 의미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구간에 접어들면서 중장기적으로 예대마진(순이자마진)에 대한 하락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비이자 확대와 비용 효율 개선이 마진 둔화를 어느 정도 방어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행장 체제의 하나은행은 여신 성장에서도 '규모보다 질'을 강조하고 있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승하 그룹 부사장은 "은행 원화대출은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성장 기조 아래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5%대 초반 증가했다"며 "4분기에는 대기업의 부채 상환으로 기업대출이 줄었지만, 정책상품 중심 가계대출이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연체가 다소 늘어나며 부담 요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5년 말 기준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5%, 연체율은 0.32%로 0%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부실을 일정 수준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하나은행은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경쟁력을 더 강화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카드 출신行장의 '비이자 실험'
시장에선 이 행장의 경력이 은행의 비이자 확대 전략과 맞물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카드업은 가맹점 수수료·부가서비스·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 비이자 수익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은행에서도 수수료 비즈니스와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자산관리(WM)·퇴직연금·투자은행(IB)·외환·디지털 결제를 아우르는 '수수료 라인업'을 손질하면서 그룹 차원에선 GLN·모바일 플랫폼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과제도 분명하다. 2025년 비이자이익 급증에는 채권·주식시장 변동성에 따른 매매·평가 이익 요인이 적지 않다. 시장 환경이 바뀌면 실적 기여도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수수료·플랫폼·WM·연금 등 반복성이 높은 비이자 사업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금리 하향 사이클이 본격화될 경우 NIM의 구조적 하락 압력도 커진다. 리테일·기업·부동산PF 등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어느 영역까지 성장 여지를 남겨둘지, 건전성과 수익성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도 '이호성 2년 차'의 시험대다.
인터넷은행·빅테크·카드사까지 '슈퍼 앱'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디지털 채널 경쟁력은 비이자 확대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카드업에서 쌓은 데이터·마케팅 역량을 은행 창구·모바일 채널에 얼마나 녹여낼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금융권에서는 '카드맨 행장'에 대한 초기 우려는 상당 부분 가셨다는 평가와 함께 이제부터가 진짜 성적표를 써 내려가는 구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비이자와 마케팅을 다뤄본 경험이 2025년 하나은행 실적에서 일정 부분 확인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채권·주식시장 환경이 바뀌었을 때도 비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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