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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플레이션' 고리 끊길까…밀가루·설탕값 인하 다음은 식품사?
제분·제당업계 4~6% 인하 단행 후 연쇄 인하 주목
가공식품 업계, 고환율 등 이유로 제품가 인하 난색


업계 안팎에서는 제분·제당 업계가 실제로 공급가를 낮춘 이상, 라면과 빵 등 서민 생활 밀접 품목 제조사들이 기존 가격을 고수할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DB
업계 안팎에서는 제분·제당 업계가 실제로 공급가를 낮춘 이상, 라면과 빵 등 서민 생활 밀접 품목 제조사들이 기존 가격을 고수할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정부의 전방위적인 물가 안정 압박과 검찰의 담합 수사가 이어지면서 요지부동이던 제분·제당 업체들이 마침내 공급가 인하를 결정했다. 식품 가격의 기초 재료인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일제히 하향됨에 따라,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으로 상징되는 먹거리 고물가 흐름이 반전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부 강경 대응에 원료사 '항복'…밀가루·설탕값 4~6% 하락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등 주요 제분·제당 기업들이 이달 들어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잇달아 내렸다. 대한제분이 지난 1일부터 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인하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이 소비자용 설탕과 밀가루 전 제품 가격을 평균 5%에서 5.5%가량 낮췄고, 사조동아원과 삼양사도 각각 5.9%, 4~6% 수준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가격 조정은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시정을 요구한 직후 이루어졌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 제분사 6곳과 제당사 3곳을 상대로 10조 원대 담합 혐의를 포착해 관계자들을 기소한 바 있다. 정부가 담합 의혹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한 강력한 조사를 예고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자, 식품 가격의 출발점인 원재료 물가가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제분·제당 업계가 공급가를 낮춘 이상, 라면과 빵 등 서민 생활 밀접 품목 제조사들이 기존 가격을 고수할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
제분·제당 업계가 공급가를 낮춘 이상, 라면과 빵 등 서민 생활 밀접 품목 제조사들이 기존 가격을 고수할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

◆ 정부의 물가 안정 타깃, 가공식품 제조사로 확산하나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타깃은 이제 원료사를 넘어 완제품을 만드는 가공식품 업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기업들이 원료비 인상을 명분으로 제품 가격을 올렸던 만큼, 인하 요인이 발생한 현시점에서는 이를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엔 제분·제당 업계가 실제로 공급가를 낮춘 이상, 라면과 빵 등 서민 생활 밀접 품목 제조사들이 기존 가격을 고수할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원맥 가격은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 22.6% 하락했지만, 라면 평균 가격은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가 상승분은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하락분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방증이다.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원재료 가격 인하가 현실화된 만큼, 라면·제빵·과자 등 가공식품 업계에도 그 효과가 조속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즉각적인 인하가 어렵다면 최소한 가격 조정 계획과 적용 시점을 명확히 밝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단계적 가격 인하 조치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가공식품 업계는 유보적 입장…고환율 등 여전히 복병

하지만 가공식품 업계는 실제 가격 인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밀가루나 설탕 가격 인하분만으로는 완제품 가격을 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가공식품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원재료값 인하는 긍정적 시그널"이라면서도 "즉시 제품 가격 인하로 연동되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원료와 인건비, 공공요금 상승 등 복합적 요인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공식품 업체 관계자는 "사람들 생각과 달리 원재료 중 밀가루 비중이 절대적이지 않다"며 "현재 매입한 재료가 소진되면 가격 인하를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고환율로 인해 다른 원부자재 원가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정도지 인하는 어려워 보인다"고 토로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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