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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KT의 시계…신임 대표 선임 지연에 1분기 공백 우려
해킹 보상안·조직개편 등 줄줄이 지연
2대 주주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예고


박윤영 KT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의 공식 선임이 오는 3월 예정된 가운데 조직개편, 임원인사가 늦어지며 회사 의사결정이 멈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박윤영 KT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의 공식 선임이 오는 3월 예정된 가운데 조직개편, 임원인사가 늦어지며 회사 의사결정이 멈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KT 신임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면서 주요 의사결정이 지체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연초에 마무리됐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3월 주주총회 이후로 미뤄지면서 1분기 경영 계획 실행에 공백이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재 매 연말마다 단행하는 조직 재정비조차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마치고 새해 사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과 대비된다. 김영섭 현 KT 대표가 3월까지 임기 완주를 고수하면서 박윤영 차기 대표 내정자와의 인계인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박 내정자 측은 김 대표와 조율해 1월 중 인사를 단행하려 했으나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KT 임원들은 통상 1년 단위 계약 대신 김 대표의 임기에 맞춰 월 단위 계약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의사결정 라인까지 멈춰 서면서 내부적으로는 업무 집중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영 공백은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 수습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발생한 펨토셀 해킹 사고와 관련한 보상안 확정 의결 일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보상 규모에 대한 재조정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이사회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해킹 사태로 31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상황에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더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달라진 의사결정 구조는 경영 속도를 늦추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가 부문장급 인사나 주요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을 손질했다. 이사회의 견제·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으나 CEO 교체기와 맞물려 신속한 의사결정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윤영 KT 대표이사 내정자가 오는 3월 회사 경영 방향타를 쥐게 되면 AI 사업 경쟁력 강화와 조직 재정비, 해킹 사태 수습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KT
박윤영 KT 대표이사 내정자가 오는 3월 회사 경영 방향타를 쥐게 되면 AI 사업 경쟁력 강화와 조직 재정비, 해킹 사태 수습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KT

흔들리는 이사회 리더십은 경영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조승아 전 사외이사가 겸직 규정 위반 논란으로 중도 퇴임하면서 이사회 운영에 잡음이 일기도 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양희, 윤종수, 안영균 등 사외이사 3명의 임기마저 만료되는 만큼 이사진의 대대적인 변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일 KT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단순투자가 차익 실현이나 단순 의결권 행사에 국한된 소극적 개념이라면,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배당 확대나 정관 변경, 임원 해임 청구 등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주주 제안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을 현 이사회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해석한다. 국민연금은 최근 KT 이사회 의장과 면담을 갖고 조직개편 사전 승인 규정이 적절한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만큼, 인사나 조직개편 등 경영 현안에 관여해 온 사외이사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박 내정자가 취임 후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경영 정상화가 늦어지는 만큼 사업 추진력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AI 등 기술 경쟁력 강화 전략이 경쟁사 대비 한 발 뒤처진다는 우려가 크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지배구조 리스크로 인해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인 KT가 직간접적인 손실을 보고 있다"며 "박 내정자 취임 직후 신속한 조직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장 상반기 실적 목표 달성이 불투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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