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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저축銀…P2P 연계투자로 체질개선 '갈림길'
혁신금융 지정 후 참여 확대…대형·중소형사 전략 '희비'
중소형사 '새 먹거리'…대형사 효과 '제한적' 평가


저축은행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권과의 협업에 속도를 높이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팩트 DB
저축은행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권과의 협업에 속도를 높이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저축은행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권과의 협업에 속도를 높이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두 업권 간 협력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일시적 제휴를 넘어 하나의 시장으로 고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이 참여하는 P2P 연계투자 서비스 30건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와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저축은행이 P2P 금융업체가 모집·심사한 개인신용대출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P2P 업체는 차주 발굴과 신용평가를 담당하고, 저축은행은 대출 상품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얻는다. 저축은행이 차주와 직접 대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대신 온투업의 신용평가 기술을 활용해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수익성은 늘리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5월 시장에 첫선을 보였으며, 현재까지 저축은행 12곳이 약 1600억원을 공급했다. 연체율은 0.6%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온투업 연계투자를 새 먹거리로 보기보다는 기업대출 영업의 일환으로 인지하는 분위기다. P2P 업체가 개인이나 소상공인으로 이뤄진 차주를 발굴하고 소매금융(리테일) 성격의 대출을 접수하지만, 저축은행은 기업 성격의 대출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장부상 가계신용대출로 인식되지만, 영업 방식은 기업대출과 유사한 셈이다.

P2P 연계투자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중소형 저축은행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로 평가되는 반면, 대형 저축은행에는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에는 연계투자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미 자체 심사모형과 인력을 갖춘 경우 외부 심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데다 연계투자 규모 또한 자산에 0.1%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백억원 수준에 그치는 대출시장을 새 먹거리로 인식하기 어렵고, 대형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P2P사의 신용평가모형(CSS)은 정교함이 떨어질 것이란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P2P 시장이 얼마나 커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심사모형을 고도화한다고 해도 대형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온투업 연계투자를 통해 신용평가와 비대면 영업 역량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 구축에 인력과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온투업의 디지털·AI 기반 심사모형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진적으로 P2P 연계투자가 활성화되면 중소형사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계투자의 성격 역시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에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온투업 연계투자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상 중금리대출의 일환으로, 리스크 관리와 규모의 경제를 중시하는 대형사보다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소형사 전략에 가깝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온투업 연계투자는 저축은행 업권의 판도를 바꾸기보다는 중소형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다만 참여 저축은행과 온투업체가 늘어나고 신용평가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중소형 저축은행 중심의 새로운 협업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P2P 업계는 대출의 실질적 성과는 자금 출처가 아니라 운용 역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담보가 명확한 주택·아파트담보대출은 개인이나 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쉬웠던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담보대출뿐 아니라 개인신용대출 역시 자체 심사와 리스크 관리로 충분히 운용 가능하며,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은 이러한 역량을 제도적으로 확인해준 계기라는 설명이다.

연계투자가 중소형 저축은행에 유리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자체 CSS가 없거나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구형 모델이 적지 않은 만큼, P2P사의 CSS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자체 CSS와 비대면 운용 경험이 축적되면서 금융기관의 직접 대출보다 효율을 높였다고 강조한다.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용 성과의 지속적 입증이 요구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체율 등 리스크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실적을 쌓아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 P2P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경우 자체 개인신용평가 모형이 부족해 개인신용대출 운용에 P2P 업체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대출 비교 서비스에 직접 진입하면 수수료와 마케팅, 운영 비용 부담이 큰데, P2P에 투자하면 이러한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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