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잡월드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하고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동부는 한국잡월드를 상대로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 감사담당관실은 이날부터 한국잡월드를 상대로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노동부 감사관실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예비감사를 벌이고, 다음 달 2일부터 실지감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병균 현 한국잡월드 이사장을 상대로 특정 제보를 받아 특정감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채용 실태 조사 결과와 인사 서류, 이사장 업무추진비, 출장 현황, 회계증빙 일체 등 23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지난해 이 이사장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비위 의혹과 관련한 진정을 받은 상태다. 성남지청은 진정을 받은 뒤 한국잡월드에 외부기관을 선임해 자체조사를 벌이고 결과를 보내달라고 했다.
진정인들은 이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을 진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인 이 이사장 업무추진 내역에는 한국노총 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축하·근조화환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업무추진비를 통해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출신인 박대수 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 결혼식에 축하화환을,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 직원 본인상에 근조화환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방산업체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 강구영 전 대표이사 사장 모친상에도 근조화환을 업무추진비를 통해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KAI 황모 전무 모친상에도 근조화환을 보냈다. 진정인들은 이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사적 인연에 썼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본인이 활동하는 사적 모임 '기우회'에 내야 하는 개인 회비도 업무추진비 예산으로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사장 본인이 부담해야 할 사적 모임 회비를 업무추진비로 허위로 카드 결제하고 현금으로 이른바 '까드깡'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이 인사청탁 부당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이사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본인 지인을 한국잡월드 비상임이사와 자회사인 한국잡월드 파트너즈 비상임이사로 선임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이 이사장은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이라 선임하라"라고 지시했고 "비상임이사 선임 절차가 다 끝났다"라고 보고하자 "그래도 선임할 방법을 찾아보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진정에 포함돼 있다. 다만 인사는 실제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이사장이 부당한 지시와 모욕적 언행, 보복성 인사도 있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진정인들은 이 이사장이 고의적으로 조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남지청은 가해자 조사를 벌이고 결과를 보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법인이 설립돼 이듬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잡월드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다양한 직업 체험과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건전한 직업관·근로의식 형성을 유도해 본인에게 맞는 진로·직업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언론인 출신 4대인 김영철 이사장 뒤를 이어 이병균 전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7월 5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시절인 2023년 환경부·고용노동부 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이사장 연봉은 1억3304만원 상당이다. 우 의장은 당시 "공공기관 곳곳에 선거캠프, 인수위, 여당 출신 인사로 채우며 새로운 카르텔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 임기는 3년이다. 서울시 소통자문관과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등을 역임한 김영철 전 이사장은 2021년 취임했다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23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국잡월드는 이날 "노동부 특정감사의 구체적인 취지는 공지된 바 없다. 업무추진비 내역은 요구자료 23개 중 1개이며, 제출 대상도 기관장에 국한되지 않고 전 임직원 최근 3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일체"라고 말했다.
이어 "KAI는 청소년체험관 내 우주센터 체험실 협찬사 유치를 위해 수년간 지속 관리 중인 기업"이라며 "기관 운영을 위한 적정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예결위 등 개별 의원실과 유대관계가 필수적이다. 축하·근조화환은 모두 적법한 집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우회는 경기도 소재 공공기관과 주요 단체 및 기업체 리더십이 경기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사인으로서 단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함이 아니다. 까드깡 의혹은 거짓 소문"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경영본부장에게 ESG 분야 전문가 한 분 이력서를 전달한 것은 사실이다. 고용노동부에 적합성 여부 검토를 요청해 보라는 취지다. 기관장과 직접적 친분 관계는 없다. 유능한 인재를 소개받아 후보로 추천한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부당한 지시·모욕적 언행을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국잡월드는 "기관 자체 특정감사 대상 일부 구성원이 본인 비위를 감추기 위해 음해하는 일"이라며 "보복성 인사 의혹과 관련해 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나 판정을 통해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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