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노란봉투법 시행…임단협 등 노사 협상 쟁점 가능성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 현장 투입과 관련해 노사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과 맞물려 노동쟁의 범위 논란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2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AI 로봇 도입 반대입장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지난 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2028년까지 미국에 로봇 파운드리 공장을 세워 대량 생산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노조의 반대는 이 같은 중장기 계획이 공개된 이후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로봇 현장 투입이 인력 감축이나 배치전환 등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자의 생존권과 직결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AI 기술 확산 흐름 속에서 피하기 어려운 변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례가 한국판 ‘러다이트 운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산업혁명 당시 기계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한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며 저항했던 노동운동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의 문제 제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외 사례와도 맞닿아 있다.
대표적인 게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다. 테슬라는 노조는 없지만, 텍사스 공장에 이미 자체 개발한 ‘옵티머스’를 시범 투입해 운영 중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일부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AI 사용을 줄이라고 요청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질책한 사건도 있었다.
이들 사례 역시 기술 발전 자체보다는 AI 활용 과정에서 고용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현대차 사례와 닮았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오는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향후 ‘임단협’ 등 노사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여지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현대차 사안이 노조가 의견과 주장을 제시하는 단계로, 이를 곧바로 노동쟁의나 파업 가능성과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신기술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집단행동이 노동쟁의로 인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이후 실제로 근로조건에 변화가 발생할 경우에는 그 부분을 중심으로 교섭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26일 노동조합법 제2조 해석지침(안)을 공개하고,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은 노동쟁의 대상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근로조건에 미치는 영향이 추상적이거나 잠재적인 수준에 그치면 노동쟁의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실제 분쟁이 발생하면 법원의 판단에 맡겨질 가능성이 크다.
남궁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정 노동조합법에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라는 문구가 새로 들어갔다"며 "로봇 도입 자체는 경영 고유 영역으로 보더라도, 이후 정리해고나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교섭과 쟁의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 해석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최종 판단은 결국 법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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