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제외 가능성 속 바이오시밀러·CMO 향방 주목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약품 품목관세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관세가 당초 우려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 만큼, 의약품 역시 고율 관세보다는 제한적 적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과 체결된 새로운 합의문서(Letter of Agreement) 템플릿에서 관련 문구가 기존 '조사를 진행 중'(is conducting)에서 '조사를 수행했다'(has conducted)로 변경했다. 이는 지난해 4월1일부터 착수한 의약품 232조 조사를 법정 기한인 9개월(270일) 내에 종료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사 절차가 끝나고 대통령의 정책 판단만 남았다는 의미로, 의약품 관세가 '초읽기'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후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최대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지만, 현재까지 의약품 품목관세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최근 반도체 관세 결정이 의약품 관세 수위를 가늠하는 참고 사례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해 200~300% 고율 관세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최종적으로는 D램, HBM, GPU, 서버용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한해 25% 관세를 적용하고 연구개발(R&D)이나 데이터센터 운영 목적의 사용분은 면제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로 인해 국내 반도체의 대미 수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의약품 관세 역시 상징적인 고율 부과보다는 적용 범위를 제한하거나 예외 조항을 두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중순 기준 16개 주요 글로벌 제약사와 약가 인하 및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향후 3년간 관세를 면제하는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관세가 제재 수단이라기보다 협상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네릭 의약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은 의약품 접근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어 저가·필수 의약품 성격이 강한 제네릭에 관세를 부과하기는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5일 체결된 미국-대만 무역협정에서도 제네릭 의약품과 원료에 대해 상호 관세 0%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CDMO) 의약품의 관세 적용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바이오시밀러가 브랜드 의약품 범주로 분류될지, 미국 기업이나 관세 면제 합의를 체결한 제약사가 해외에 맡긴 위탁생산 물량이 어떻게 취급될지는 실제 품목관세 발표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품목관세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게 확정된 점을 고려하면, 의약품 관세 역시 100% 수준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1월 20일부터 3년 남아 있는 만큼, 의약품 공급망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추가 정책 변수는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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