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은행 떠난 예금, 증시로 이동…저축銀 '관망'
투자자예탁금 90조 돌파…저축은행 '안정적' 유지
머니무브 확산에도 자금 운용 인식차 '선명'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두고 은행권과 저축은행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서예원 기자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두고 은행권과 저축은행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자금 이동을 둘러싼 은행권과 저축은행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은행권이 수신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경계하며 상황을 주시하는 반면, 저축은행권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시각 속에서 관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8조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간 투자자예탁금은 78~80조원 초반선에서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92조95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90조원벽을 허물었다.

이 같은 투자자금은 은행권에서 이탈한 자금이 흘러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46조525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7조4830억원 감소했다. 하루 평균 4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연내 '코스피 5000'이 실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전한 은행 예금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은행권 요구불예금은 투자에 앞선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하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은행이 지급하는 금리는 연 0.1~0.3% 수준에 그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지속될 경우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 이탈을 주시하고 있는 은행권과 달리 저축은행은 다소 낙관적인 분위기다. 꾸준히 수신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증시로 자금이 쏠리는 속도와 비교하면 자금 이탈은 없다고 일축하면서다. 아직까지 대출 취급 감소세가 지속되는 만큼 예금 만기 도래 추이를 점검하며 유동성 지표를 충족하는 선에서만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빚내서 투자를 하는 ‘빚투’와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낮다는 평가다. 저축은행 차주의 특성상 단기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나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자금을 예치하는 만큼, 기존 예금을 해지하면서까지 주식시장으로 자산을 옮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저축은행권은 자금 수신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소폭 상승했지만, 전반적인 수신 경쟁 확대보다는 만기 도래에 대응해 일부 저축은행이 제한적으로 금리를 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금리는 연 2.93%로, 지난 1일과 비교하면 0.01%포인트(p) 상승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예탁금이 본격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과 비교해도 금리 인상 폭은 0.05%p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장기간 자금을 묶어 놓을 수 있는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0.02%p 하락했다. 통상 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만기 2~3년짜리 정기예금을 선호하지만, 기준금리 인상기를 거친 뒤부터는 6개월·1년 만기 정기예금에 힘을 주고 있다. 여전히 수신 금리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과 달리 아직까지 눈에 띄는 자금 이탈 신호는 없는 상황"이라며 "애당초 업황이 쪼그라든 만큼 자금 이동이 원활하지 않고, 유입과 이탈 모두 미미한 상태"라고 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자금 운용 규모는 점진적인 축소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자금은 105조165억원으로 다시 한 번 100조원선을 지켜냈지만, 두 달 뒤인 11월에는 100조5900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저축은행 여신 규모는 2024년 5월 100조원선이 무너진 이후 18개월째 90조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우량 차주 중심의 리테일(소매금융)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마땅히 돈을 내줄 곳이 없다 보니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모을 필요성도 낮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금 흐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급격한 자금 이탈 조짐은 없지만, 증시 호조가 이어질 경우 저축은행 예치금도 투자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은행권과 비교하면 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유동성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인 만큼 자금 운용을 활발하게 하기보다는 우량 차주 중심의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머니무브를 고려해 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