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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고도 무배당 선택…새마을금고 아직도 '보릿고개'
건전성 악화 스노우볼…대형 금고 배당 여력 '흔들'
배당 축소 장기화 속 조합원 소통 중요성 부각


수익성 악화와 건전성 부담이 겹치면서 배당을 줄이거나 포기하는 새마을금고가 증가하면서 이사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수익성 악화와 건전성 부담이 겹치면서 배당을 줄이거나 포기하는 새마을금고가 증가하면서 이사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수익성 악화와 건전성 부담이 겹치면서 배당을 줄이거나 포기하는 새마을금고가 증가하면서 이사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사장 직선제 도입 이후 배당 축소가 연임 실패 사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뚜렷한 자구책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월 전국 새마을금고는 순차적으로 조합원에게 출자금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배당률은 각 금고가 연말부터 연초 중 개최하는 정기총회에서 확정짓는다. 새마을금고 배당은 조합원이 납입한 출자금에 대해 지급하는 일종의 이익배당이다. 반드시 약정금리를 지급하는 예·적금 이자와 달리 금고의 경영성과에 따라 매년 변동된다.

새마을금고 배당이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과 세제 혜택 덕분이다. 출자금 배당은 조합원 1인당 연 20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 혜택을 적용돼 별도의 이자소득세 부담이 없다. 여기에 지역 금고별로 4~5%대 배당률이 형성되면서 고금리 예·적금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제는 전국적으로 배당 여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부터 건설업·부동산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이 기존 13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인 가운데 금고들의 순이익은 더욱 압박받는 흐름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종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130%로 인상하는 안건을 오는 3월 31일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오는 4월부턴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날 예정인 만큼 향후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지역의 대형 금고들조차 배당 축소를 피하지 못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 더좋은새마을금고(총자산 1조4130억원)는 배당률이 2024년 5.10%에서 2025년 4.00%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강북새마을금고(1조877억원)는 5.10%에서 3.00%로 크게 하락했고, 노원새마을금고(1조785억원)는 5.10%에서 4.50%로, 한강새마을금고(1조485억원)는 4.60%에서 3.00%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배당률을 축소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자산규모 1위의 고양동부새마을금고(2조5271억원)는 배당률이 5.00%에서 2.00%로 3%포인트(p) 급감했다. 이어 성남제일새마을금고(1조6390억원)와 성남동부새마을금고(1조5368억원) 역시 각각 4%대 중반에서 3.00% 수준으로 배당을 낮췄다. 대형 금고 중에서는 원광새마을금고(2조2570억원)가 5.00%로 배당률을 유지했지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아예 배당을 하지 못하는 금고도 등장했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낙원새마을금고(총자산 1조5562억원)는 2024년 3.70% 배당에서 2025년 배당률을 0.00%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대형 금고마저 무배당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새마을금고가 공동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수익이 제법 나는 상황이었고 배당도 쏠쏠하게 했다"라며 "고위험 자산을 늘리다보니 결국 고금리 기조에 금고가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배당을 못했다는 것은 금고의 각종 적립금도 모두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했다.

배당률 감소는 물론 배당을 아예 하지 못하는 금고가 늘어나면서 이사장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산 규모 2000억원 이상 금고를 대상으로 조합원 직선제 이사장 선거가 시행되면서, 배당 축소가 곧 연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에서는 배당이 줄어든 일부 금고를 중심으로 장기간 금고를 운영해온 전직 이사장들이 고배를 마시고 자리를 내준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배당 여력 약화는 신규 조합원 유치를 어렵게 만드는 데다, 장기화할 경우 기존 조합원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이사장들의 소통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해가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새마을금고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공헌 역할까지 수행하는 만큼, 배당 축소나 중단에 대한 배경을 조합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중요해졌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역 금고 이사장은 단순히 경영 방향을 정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라며 "경영 전략은 이사회와 실무진의 논의를 통해 마련할 수 있지만, 조합원과의 소통만큼은 이사장이 직접 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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