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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지갑 닫았다" 대형마트 역성장 경고등…규제 완화론 '솔솔'
'2026 전망'서 대형마트 -0.9% 역성장
이마트·롯데마트 생존 모색 고군분투
업계선 "대형마트 발목 잡는 규제 풀어야"


온라인 쇼핑의 강세로 대형마트의 역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첫 세일인 '고래잇 페스타'가 열린 지난 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인기 간편식을 선보이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온라인 쇼핑의 강세로 대형마트의 역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첫 세일인 '고래잇 페스타'가 열린 지난 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인기 간편식을 선보이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2026년 국내 소매유통시장이 5년 내 최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의 강세 속에서 역성장이 예고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들이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쿠팡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낡은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소비심리 위축…대형마트·슈퍼마켓 '역성장' 공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 결과에서 올해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조사는 유통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이며, 이는 고물가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7.9%), 가계부채 부담(25.8%)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태별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는데, 온라인쇼핑은 가성비 소비 트렌드 확산과 배송 서비스 강화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 성장하며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각각 -0.9%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인으로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 심화,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 선호, 치열한 할인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이 꼽혔다.

롯데마트가 2026년 1월 1일 베트남 다낭점과 나짱점을 동시 리뉴얼 오픈, 베트남 핵심 관광도시 거점의 매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베트남 나짱점 외관. /롯데마트
롯데마트가 2026년 1월 1일 베트남 다낭점과 나짱점을 동시 리뉴얼 오픈, 베트남 핵심 관광도시 거점의 매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베트남 나짱점 외관. /롯데마트

◆ 이마트 '유통 본질에 집중', 롯데마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이런 가운데 국내 양대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활로 모색에 각각 나섰다. 먼저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통합 매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가격 혜택으로 고객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통합 매입을 통한 대규모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가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올해도 새해 시작과 함께 필수 식재료를 최대 50% 할인하는 등 초저가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신규 출점, 매장 리뉴얼 등 오프라인 점포의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점포 수 확장이 아닌 ‘스타필드 마켓’, ‘트레이더스’ 등 체류형 쇼핑 공간을 선보여 고객이 찾아오고 싶은,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매장을 재편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 강화와 온라인 역량 확대로 승부수를 띄웠다. 연휴 등 기존 특정 시기에만 진행하던 할인 행사를 정례화해 매월 ‘통큰데이’를 운영하며 상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신선 식품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인 '신선지능'으로 고객에게 실패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2년 '신선을 새롭게'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한우 등 약 50개 품목의 품질 개선을 마쳤으며, AI 선별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고도화하고 있다.

온라인 부문에서는 부산 지역에 최첨단 자동화 물류 시스템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이 적용된 고객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해 배송 효율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베트남 다낭점과 나트랑점을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취지 못 살리는 유통산업발전법…대형마트 규제 완화 목소리↑

하지만 이 같은 대형마트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업황을 타개할 근본적 대책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10년 넘게 이어져 온 규제(유통산업발전법)를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게 먼저라는 요구가 최근 '쿠팡 사태'를 계기로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는 17일 시행 14년을 맞는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 10시)과 월 2회 의무 휴업을 강제하고 있다. 이 법은 당초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취지로 도입됐으나,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규제 기간 동안 대형마트 매출은 정체된 반면,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는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성장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1조 원을 넘어서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합산 매출(약 28조 원)을 크게 앞질렀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까지 막고 있는 영업시간 규제가 시장 질서를 왜곡했다고 비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 효과가 목적과 달리 온라인 유통만 급성장하게 된 배경이 됐다"며 "소비자들이 대형마트가 쉰다고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이 규제를 고집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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