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낙수 효과' vs '반짝 유행' 우려…지속가능성 과제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유통업계의 '스타 셰프 모시기' 전쟁이 치열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된 스타 셰프를 활용한 마케팅 열기가 시간이 지나도 식기는커녕 더욱 달아오른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가 공개 직후 글로벌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오르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1 당시 입증된 '낙수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편의점, 식품 주류업계 등등 유통업계 전반이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중이다.
◆ 편의점 4사, 주류부터 간편식까지… '셰프 IP' 확보 총력전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민첩하게 움직이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접근성이 높아 셰프의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는 시청자의 욕망을 가장 먼저 실현해 줄 수 있다. 편의점 역시 방송의 화제성을 즉각적인 매출로 연결할 가능성이 크다.
세븐일레븐은 '흑백요리사 시즌 1과 2'에 출연한 최강록 셰프와 손잡고 지난 8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최강록 네오25화이트'를 단독 출시했다. 셰프가 기획 단계부터 블렌딩과 테이스팅에 참여한 이 제품은 2만 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며, 미식에 관심이 높은 2030 세대를 공략할 예정이다.
이마트24는 방송 방영 전부터 미슐랭 1스타 '이타닉 가든'의 손종원 셰프와 협업해 간편식 6종을 내놓았다. 손 셰프가 스태프들과 즐겨 먹는 ‘패밀리 밀(Family Meal)’을 콘셉트로 한 샌드위치, 파스타, 덮밥 등은 셰프의 노하우를 편의점 상품으로 구현해 차별화를 꾀했다.
CU는 흑백요리사 지난 시즌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와 내놓은 '밤 티라미수'로 대박을 터뜨리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GS25 역시 흑백요리사 지난 시즌 준우승자인 에드워드 리와 협업해 출시한 간편식이 출시 2주만에 25만개 판매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각 사는 또 다른 협업 대상을 물색 중이다. 방송이 공개될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셰프의 이름을 걸거나 셰프의 레시피를 상품화하려는 편의점 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식품·주류·카페업계도 '셰프 열풍'…단순 광고 넘어선 경험 마케팅
식품 및 주류,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도 셰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단순한 모델 기용을 넘어 프로그램 내 PPL(간접광고)이나 오프라인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CJ제일제당은 프로그램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경연장에 '비비고 팬트리'를 조성했다. 고추장, 만두, 햇반 등 자사 주력 제품을 셰프들이 요리에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이를 활용한 협업 제품 출시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한샘은 미션 콘셉트에 맞춰 키친 제품과 펜트리장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있다. 여기에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를 공식 앰배서더로 삼았다. 음식에 깐깐한 안성재 셰프가 인정한 주방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 제품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출연자인 흑백요리사2 출연자인 '바베큐연구소장' 유용욱 셰프와 협업한 '바베큐 투컷 비프 샌드위치'를 출시해 완판 행진을 기록했다. 출시 첫날 준비 물량이 매진되고 기존 샌드위치 대비 2~5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자 판매 매장을 긴급 확대하기도 했다.
오비맥주의 스텔라 아르투아는 권성준 셰프와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 셰프들의 레스토랑 식사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통해 미식 경험을 강조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발베니 위스키는 안성재 셰프와 '메이커스 캠페인'을 운영하며 장인정신과 셰프 철학을 연결짓는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했다.

◆ 셰프의 경제학…"흥행 보증수표" vs "반짝 인기에 그칠라"
유통업계가 이토록 셰프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학습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CU가 '밤 티라미수'가 누적 400만개 판매고를 올리고, 롯데리아의 ‘나폴리 맛피아 버거’가 단기간에 430만개 이상 팔리는 등 셰프 협업 상품의 파괴력이 숫자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흑백요리사는 예능을 넘어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 세계로 방송이 되는 만큼 업계 입장에선 K-푸드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셰프의 이미지만 빌려온 제품이 남발될 경우, 소비자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시즌1 당시 출시된 일부 제품은 화제성에 비해 맛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으며 재구매로 이어지지 못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슈몰이에 치중한 단기적 마케팅은 일회성 소비에 그치고, 재구매로 이어지 않아 소모적"이라며, "셰프의 철학과 레시피를 제대로 구현해 제품 본연의 '맛'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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