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매 재부각…기술주 조정·방산주 강세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술주 조정과 방산주 강세가 맞물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을 주도해 온 인공지능(AI)·반도체 종목에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발언에 힘입어 방산주와 전통 산업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흐름이 선명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270.03포인트(0.55%) 오른 4만9266.11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104.26포인트(0.44%) 하락한 2만3480.0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921.46으로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AI와 반도체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엔비디아가 2% 넘게 밀렸고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 대형주도 약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조정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를 반영했다.
반면 전통 산업과 경기순환주는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홈디포, 프록터앤드갬블, 코카콜라, 캐터필러 등 소비재와 제조업 관련 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우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AI 중심의 랠리 이후 우량주와 실물 경기 연관 업종으로 시선이 분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방산주 랠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을 1조50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록히드마틴은 4% 넘게 뛰었고 노스럽그러먼, 제너럴다이내믹스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납기 지연 기업에 대한 경고로 주춤했던 방산주가 하루 만에 분위기를 반전시킨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간 희비도 엇갈렸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이틀 연속 상승하며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 자리를 굳혔다. AI 생태계에서 핵심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약세를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장세를 두고 본격적인 자산 이동인지, 단기적인 숨 고르기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기술과 AI가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테마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수익 창출과 활용 사례가 확인되는 업종만 선별적으로 평가받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의료·방산·로봇 등 실사용 영역이 뚜렷한 분야가 초기 수혜 업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는 9일 발표될 미국 12월 고용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고용 지표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반영하고 있다. 변동성 지수(VIX)는 15선 중반에서 소폭 상승하며 경계 국면을 나타냈다.
종합하면 이날 뉴욕증시는 AI·기술주 조정, 방산주 급등, 전통 업종 강세라는 세 가지 흐름이 교차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었다. 시장은 당분간 실적 시즌과 주요 경제 지표, 그리고 정책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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