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증가…관세 영향은 불확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우리 경제가 소비 개선 흐름에 힘을 입으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건설업·제조업 침체는 장기화하고 있고,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은 수출 부진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제조업도 다소 조정되고 있으나, 소비 개선으로 완만한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KDI는 계엄 사태와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 등으로 지난 2024년 12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경기 하방 위험 증대', '경기 둔화', '미약한 상태', '낮은 수준' 등의 문구를 보고서에 적시하는 등 부정적인 경기 인식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9~10월 평가부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흐름 유지'라는 표현을 추가해 진단 수위를 소폭 완화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비롯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KDI 경기 인식이 '둔화→완화→개선' 순으로 상향된 것이다.
KDI는 "소매판매액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서비스업생산도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소비 개선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심리지수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비제조업 기업의 심리지수도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KDI는 건설업·제조업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은 여전히 미약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1월 전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3% 증가하며, 전월(-3.7%)의 감소세를 끊어냈다. 조업일수 감소 폭이 2일에서 1일로 축소됐지만, 서비스업 개선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부문별로 서비스업생산(3.0%)이 도소매(4.2%), 금융·보험(4.2%), 보건·사회복지(6.2%) 등 대다수 부문에서 회복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건설업생산은 17.0%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광공업생산도 1.4% 감소했는데, 반도체(-1.5%)와 자동차(-0.2%)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데다 화학제품(-5.0%)과 1차금속(-6.8%)의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에서는 2차 소비쿠폰 지급 효과가 마무리돼 정책 효과는 다소 약화했으나, 완만한 개선세는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 효과가 직접 작용하던 식료품·소모품 등 준내구재(1.0%→-1.5%)와 의류·생활잡화 등 비내구재(1.9%→0.2%) 등은 부진한 모습을 모였다.
수출은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물량 기준으로는 완만한 증가세에 그쳤다. 12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13.4% 증가했지만, 이는 가격 급등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물량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 캐나다·멕시코의 관세 인상 등으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KDI는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에 반영되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평가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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