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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만 고금리?"…증권사, 연초 달러 예탁금 인상 러시 '명암'
1000만원 미만 예치자만 이용료율 인상
10만달러 맡겨도 이자 29만원···소액투자자 대비 10분의 1수준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기존보다 높은 달러 예탁금 이용료율을 제시하고 있다. /더팩트 DB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기존보다 높은 달러 예탁금 이용료율을 제시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연초 해외 주식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해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다만 모든 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 아닌 10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에게만 파격적인 고금리를 제시하면서, 정작 수억원대 금액을 예치한 '큰손'들은 0%대 이율에 방치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새해 들어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구간별 차등화해 인상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소액 구간의 파격적인 인상 폭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그간 1000달러(약 145만원) 이하 예탁금에 대해 상징적인 이율인 연 0.01%대 이율을 적용했으나, 올해부터 연 2.0%로 올리면서 기존보다 200배가량 올렸다.

키움증권도 평균잔 구간에 따라 소액 투자자들에게 연 2%대의 이율을 제공하며 '서학개미' 모시기에 나섰다. 그나마 메리츠증권이 비교적 높은 5000달러(약 724만원) 구간에 연 0.8%의 예탁금 이용료율을 제시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 역시 거액을 예치하는 자산가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에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고금리 마케팅이 소액 투자자에게만 집중된 것을 두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로서는 소액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를 기존보다 높여도, 실제 지급되는 총액은 수억원대 고액 자산가 한 명에게 높은 이율을 주는 것보다 훨씬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기여하는 큰손들이 고금리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들이 고객이 예치한 달러를 올해도 연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 수익률이 나오는 미국 단기 국채(T-Bill)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정작 고객에게 돌려주는 이자는 한참 미치지 못해 고액 자산가들의 운용 수익을 증권사가 독식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투자 금액에 따른 이율 역전 현상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올린 소액투자자 대상 달러 예탁금 이용료율 2.0%에 1450원선에서 움직이는 올해 1월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1000달러를 맡긴 소액 투자자는 1년에 약 2만9000원대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를 예치한 자산가는 높게 잡아도 연 0.2% 수준의 이율이 적용돼 수령액이 연 29만원 수준에 머문다. 예치금액은 100배 넘게 차이 나지만 이자 차이는 10배에 불과한 기형적인 구조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달러 예탁금 이용료율 상향 행태가 당국의 압박에 따른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증권사 외화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체계의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했으나, 증권사들은 여전히 마케팅 효과가 큰 소액 구간에만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얻은 수익은 투자자 기여도에 비례해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며 "실질적인 수익 공유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당국이 더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외화 예탁금은 원화와 달리 보관과 운용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전 구간 이율을 일괄적으로 상향하는 것은 회사의 수익성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달러 예탁금 관련 소액구간 금리 혜택은 투자자 저변 확대를 위한 비용 지출 성격이 강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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