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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잇의 '빅베팅'…라포랩스, SK스토아 인수 과제는 여전
SK스토아·미디어S 인수 주식매매계약 체결
노조 반발·방미통위 승인 등 남아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가 홈쇼핑 'SK스토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라포랩스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가 홈쇼핑 'SK스토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라포랩스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가 SK스토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홈쇼핑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홈쇼핑 업계에서 18년 만에 성사된 대형 인수합병(M&A) 사례로 주목받고 있지만 적자가 이어지는 스타트업이 국내 상위 홈쇼핑을 품을 수 있느냐를 두고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포랩스는 최근 SK텔레콤과 SK스토아·미디어S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약 1100억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디어S 인수를 통해 케이블 채널 '채널S'까지 확보하면서 커머스와 미디어를 결합한 사업구조를 완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라포랩스가 SK스토아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퀸잇의 핵심 고객층인 4050 소비자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 있다. 이용자 연령대가 겹치는만큼 양사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모바일 중심 플랫폼이 퀸잇은 SK스토아를 통해 TV·T커머스(데이터홈쇼핑)로 판매 채널을 확장할 수 있으며 SK스토아는 기존 방송 중심 구조에서 모바일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인수를 두고 업계는 거래가 침체된 홈쇼핑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 모바일 패션 플랫폼이 전통 홈쇼핑 사업자를 인수한 이례적인 사례인 만큼 시장 흐름에 변화가 생길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SK스토아는 국내 상위 T커머스 사업자로 지난 2024년 매출 3023억원, 영업이익 약 8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라포랩스는 2024년 매출은 711억원,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2020년 설립 이후 단 한차례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매출 규모 역시 SK스토아의 3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

라포랩스는 인수 자금으로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650억원과 벤처캐피털(VC) 투자금 700억원 이상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VC 투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진되며 이 중 약 720억원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그러나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투자에 의존하고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SK스토아 노동조합이 라포랩스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
지난해 11월 SK스토아 노동조합이 라포랩스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

노조 반발도 변수다. SK스토아 노조는 지난해 11월 성명을 내고 "인수 의향 자본으로 언급되는 기업은 매년 누적 결손이 커지는 등 재무안정성이 좋지 않다"며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무모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현재 지속적인 투쟁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라포랩스 측은 "거래 종결 전까지 노조 및 내부 이슈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인수 이후에도 구성원과 신뢰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안정적인 운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도 넘어야 할 산이다. 라포랩스는 본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방미통위에 승인 신청을 해야 하며 SK스토아는 오는 4월 방송 사업자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 두 가지가 맞물리는 가운데 방미통위가 심사과정에서 인수 주체의 재무 건정성과 경영 능력, 사업 지속성 등을 엄격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고 있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필요한 자료와 요건을 점검해 제출할 계획"이라며 "심사 결과에 대해 예단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절차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라포랩스는 조직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50명 규모의 전 직군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으로, 4050 라이프스타일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멀티채널 전략 강화를 위한 인력 보강이라는 설명이다.서버·프론트엔드 엔지니어, 머신러닝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 커머스 전략, 사업개발, 마케팅, HR 등을 선발하며 최대 2억원 규모의 스톡옵션도 제시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채용이 SK스토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인수 이후에도 SK스토아는 기존 법인과 조직을 유지한 채 독립경영체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홈쇼핑 사업 특성상 급격한 통합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을 우선하겠다는 취지로 협업 역시 중소 셀러 판로 확대나 콘텐츠·마케팅 등 시너지가 명확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향후 입사자가 양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에서 협업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포랩스의 성장 스토리는 분명하지만 적자 상태의 스타트업이 전통 홈쇼핑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인수는 라포랩스에게 기회인 동시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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