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중국 일정 직후 미국행
정용진 새해 첫 현장 경영…신동빈 연초 전략 회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신년 메시지를 통해 도약 의지를 드러낸 재계 총수들이 연초부터 경영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중국 경제사절단 활동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전시회 'CES 2026' 현장을 찾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자사 사업장 현장 경영에도 시동을 거는 등 성장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국내 재계 총수들이 일정을 마치고 일제히 귀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전날(6일) 오후 귀국길에 취재진과 마주한 재계 총수들은 경제사절단 활동과 관련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수고하십니다"라는 짧은 인사만 전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중국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모여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9년 만으로, 멈춰 있던 경제 협력 활동이 추후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재계 총수들은 미·중 패권 경쟁 심화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기업인들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산업 중심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을 통해 양국 기업 간 체결된 업무협약(MOU)은 총 32건이다.
최대 시장을 보유한 중국과 함께 경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새로운 도약을 새해 목표로 삼은 기업 입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재계 총수 역시 이번 만남을 계기로 중국과의 교류를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태원 회장은 "한중 경제 협력에 대한 경제인들의 기대와 의지가 크다"며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경제사절단 활동과 별개로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징둥몰에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징둥몰은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이 지난해 개관한 오프라인 쇼핑몰로, 이재용 회장은 수행원들과 함께 가구 매장을 찾아 상품에 관해 물어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회장이 징둥몰을 방문한 것은 중국 소비 시장을 살펴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그는 중국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쏟아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연초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그는 이날 개막한 'CES 2026' 현장을 찾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 부스를 살펴보며 신기술 동향을 파악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도 회동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이처럼 정의선 회장이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놓고 AI 대전환 흐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일 공개한 신년사에서도 AI 중심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그는 "변화의 파도 속에서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물리적(피지컬)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더 큰 미래를 보고 다양한 파트너들과 과감한 협력으로 생태계를 넓혀 나간다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사업장 점검에 나선 재계 총수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경기 용인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방문했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죽전점은 이마트 점포 중 처음으로 '스타필드 DNA'가 접목된 매장이다. 2024년 스타필드 운영 노하우를 탑재한 미래형 마트로 리뉴얼된 이후 지역민들 사이에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28% 증가하고 방문객 수가 22% 늘어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나타낸 곳이기도 하다.
정 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장소로 죽전점을 택한 것은 '1등 비전'을 천명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다시 성장하는 해가 되겠다"고 강조했는데, 죽전점에서도 "올 한 해 높게 날아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등에서 구현한 압도적 1등 전략을 더욱 치밀하게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총수들의 발걸음은 지속해서 빨라질 전망이다. 주요 사업이 회복기에 진입한 현시점에 성장 가도를 달리겠다는 복안이다. AI를 중심으로 산업 지형이 재편돼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날 정 회장 역시 올해 현장 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회장은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 성장 먹거리를 찾기 위해 2026년 한 해 현장을 자주 찾겠다"며 "우리의 구상대로 2026년 힘껏 날아오르려면 쉼 없이 날갯짓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초부터 사장단을 소집한 재계 총수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15일 상반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할 예정이다. 고강도 쇄신 인사를 단행한 이후 처음 열리는 전략 회의인 만큼, 사장단과 함께 경영 혁신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임직원들을 향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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