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국가 다변화에 올해 실적 급등 기대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정부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한다. 해외건설 시장에서 신규 기회를 넓히기 위해 지원 체계를 손질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목표로 전략을 재정비했다. 기업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주력 모델을 키우고 글로벌 금융 활용을 확대해 해외건설 산업을 선진국형 구조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는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446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6% 늘어난 규모다. 연말 추가 수주가 반영될 경우 연간 500억 달러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번 실적 반등의 배경에는 수주 지역 다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중동에 집중됐던 해외 수주 지형이 유럽과 오세아니아로 넓어지며 뚜렷한 변곡점을 맞았다. 특히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기준 유럽 수주 비중은 15.4%에 그쳤지만, 2025년에는 44.4%까지 확대됐다. 새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토대로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K건설의 해외진출을 확실히 뒷받침해 우리 건설 경쟁력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해외수출 산업으로 더욱 발전시키겠다"며 "다자개발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건설 역량을 강화하고 우수 중소·중견 업체의 해외건설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민희 해외건설협회장도 "우리 해외건설은 단순 EPC를 넘어 투자·운영·금융을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질적 도약을 이뤄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며 "협회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제도 개선과 수주 지원을 강화하고 정부·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수주 외교·금융·제도 지원을 한 축으로 묶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졌다. 실제 국토부는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수주지원단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우리 기업의 미국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했다. 김 장관은 제임스 댄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과 면담을 갖고 국내 건설사의 해외 경쟁력을 소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주지원단을 파견해 주택건설·고속철도 등 분야에서 수주 지원 활동을 벌였다.
◆ 국토부 '해외건설 정책방향' 발표…"선진국형 구조 전환 필요"

정부는 '해외건설 4대 강국'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한국이 세계 5위 수준 해외건설 위상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해외건설은 1965년 최초 진출 이후 59년 만에 자동차·반도체에 이어 세 번째로 누적 수주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사업 유형별로는 도급이 93%·투자개발이 7%를 차지하고 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52%·건축 21%·토목 15%로 집계됐다.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6% 성장이 전망된다. 주요 국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기후·첨단기술·도시화 수요에 따른 신산업 확대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유럽·북미·태평양 지역이 세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가 높은 성장률로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기술을 해외 수주의 핵심 요소로 육성하고 글로벌 금융을 적극 활용해 해외건설 산업을 선진국형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발표한 '해외건설 정책방향'에는 핵심 기술 기반의 주력 모델 양성·해외건설 글로벌 금융 역량 강화·활력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이 주요 과제로 담겼다. 정부는 수출·수주 외교지원단 출범을 통해 정상외교와 연계한 수주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해외건설 시장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관세 협상 후속 조치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미국 등 해외시장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에너지 인프라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처를 넓혀 다양한 국가에서 성과를 쌓아온 흐름이 올해 결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해외수주에 힘을 실으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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