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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코스피 미리보기] 목표는 '오천피'…3대 리스크는?
2025년 코스피 상승률 75.66%
'환희' 뒤 숨은 암초…평가 가치 부담·공급망 재편 등변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000선을 돌파한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000선을 돌파한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수 4000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도달한 코스피가 내년 한 발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이 가시화되며 국내증시 체질 개선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시대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그러나 재도약을 가로막는 암초들이 만만치 않아 관심이 쏠린다.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른 피로감과 글로벌 거시 경제 불확실성, 고환율 기조 속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출 주도형 나라의 한계 등이 내년 증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는 4214.17에 연간 거래를 마쳤다. 2025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 2398.94로 출발해 무려 75.66%(1815.23) 급등한 수치다. 종가 기준 연내 최고치는 4221.87, 장중 최고치는 11월 4일 기록한 4226.75였다.

단순한 우상향은 아니었다. 10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으며, 랠리 중 저점과 고점의 간격이 커 변동성도 높았다. 결국 외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한 방향 전환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수급을 받치고 4200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내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대체거래소가 출범해 거래량을 늘렸고 코스피 5000특위를 신설해 증시 부양책을 연이어 꺼내든 당정도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하반기 수급만 받쳐준다면 오천피도 꿈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도 내년 코스피 전망 밴드에 높은 수치를 적어내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삼성증권은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로 4000∼4900을 제시했으며,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5300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으로 코스피 상단을 5500으로 전망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해 한국 증시는 더욱 힘차게 달릴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은 유동성과 실적의 함수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며 "우호적인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성장 스토리와 맞물린 기업 실적 상향이 시장 전반의 레벨업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코스피가 1년새 75% 넘게 급등한 만큼 올해 코스피가 가격 부담 등을 느껴 상승 동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시장에서는 지난해 코스피가 1년새 75% 넘게 급등한 만큼 올해 코스피가 가격 부담 등을 느껴 상승 동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장밋빛 전망' 속 차익 실현·경기 침체 등 우려

우려는 남아 있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4000선을 돌파하면서 따라온 가격 부담,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에 대한 경착륙 공포, 세계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수출 중심 국가로서 외풍에 취약하다는 점 등이 긍정 전망을 가로막을 리스크로 꼽힌다.

우선 증시 상승을 주도한 외인이 11월 들어 순매도세로 돌아서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차익 실현 압력이 지난해 말부터 거센 모양새다. 주가가 기업의 이익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오르는 경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져 매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금리 인하 사이클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그 배경에도 우려가 존재한다. 금리 인하가 시장이 기대하는 완만한 경기 둔화가 아닌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어져 증시가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대목이다.

그간 쌓여온 고금리 여파가 실물 경제에 뒤늦게 반영되면서 내년 기업들의 수익성이 꺾일 경우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동성 공급이라는 호재가 경기 침체에 묻혀 코스피가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증시가 가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재편도 배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와 자동차(현대차, 기아 등) 등 주력 수출 산업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자국 우선주의에 휘말려 지수를 끌어 올리는 힘이 빠질 수 있어서다.

공급망의 파편화도 우려된다. 글로벌 무역 장벽이 높아져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확대된다면 수출 경쟁력도 낮아져 수익성으로 직결될 여지가 있다. 변수를 뚫고 갈만한 기업별 확실한 펀더멘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르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 4000 돌파가 한국 증시의 저력을 입증했다면, 5000 시대는 우리 경제의 실질적인 펀더멘털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내년 증시는 환희 속에서도 냉철하게 지표를 확인하며 대응하는 성숙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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