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 내부통제 강화 속 연이은 사고…신뢰도 하락 우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내부통제는 신뢰에 있어 가장 중요하기에 힘들고 번잡하지만 꼭 해야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을 때 한 말이다. 내부통제 규범을 통해 직원들을 '의심'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직원들을 지키는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내부통제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더라도 그만큼 중요하기에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진옥동 회장의 내부통제 강화 의지가 무색할만큼 계열사들의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카드 등에서 내부 임직원의 고의적인 정보유출로 인해 대형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한만큼, 내부통제 강화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가맹점주 19만명의 성명과 휴대폰번호,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사고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2025년 5월까지 3년 넘게 충청·전라권 지점 산하 영업소 소속 임직원 12명이 사진 촬영과 수기 작성 등의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빼돌리면서 발생했다. 정보 유출을 장기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지난해 8월 5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부서 임직원이 업무 수행 중 목적 외 선물매매로 1300억원대 손실을 내는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아시아 주식시장의 대규모 급락하자 해당 임직원은 코스피 200 선물거래를 단행했고, 대량 손실로 이어졌다. 거래를 진행한 부서는 해당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고, 사측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그해 10월 11일 선물거래 결산 과정 중에 확인하게 됐다.
내부 인사가 사고를 내부적으로 즉시 보고하지 않았고, 회사가 이를 뒤늦게 발견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한은행에서도 금융사고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6일 29억6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8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수사기관의 수사 착수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신한은행 기업담당 직원이 3년간 17억원을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사고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이어졌다. 회사는 뒤늦게 감사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고 지난 3월 공시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내부 임직원에 의한 사고가 이어지면서 신한금융그룹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금융사 내부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조가 정착되면서 연이은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감독당국의 눈 밖에 날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4년 지배구조법 개정 및 시행령·감독규정 정비를 통해 책무구조도 작성과 더불어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법제화하고 올해부터는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올해 초 도입된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임원의 내부통제 활동이 형식적 점검에 그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내규나 전산시스템 구축은 미흡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정 금융사를 지목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금융지주 전반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연이은 금융사고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금감원 등과 함께 조사를 하고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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