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확보 경쟁 치열해질 전망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맞물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 제품을 삼원계에서 리튬인산철(LFP)로 빠르게 전환하며 생산 능력 선점을 위한 주도권 확보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집중했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근 삼원계 배터리 생산라인을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며 급증하는 수요 대응에 나섰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출력은 낮지만 저렴한 가격과 긴 수명이 장점이다. 이에 최근 ESS, 엔트리급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이사회에서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7년 하반기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LFP 양극재는 전량 ESS용으로 공급된다.
또한 포스코퓨처엠은 시장과 고객 요구에 맞춰 LFP 시장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 기존 포항 양극재 공장 삼원계 NCM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개조하기로 했다. 내년 말부터 공급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SK온도 최근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에 증설 중인 전기자동차용 삼원계 배터리 생산시설을 ESS 전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환이 완료되면 연간 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이 갖춰질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현지에서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에도 돌입한다. 이를 위해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에스케이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해 생산 체계를 빠르게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 중이다. ESS용으로 전환하는 일부 생산 라인에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이미 미국 대형 에너지 전문기업과 2조원이 넘는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한 상황이다. 계약 금액은 총 2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공급은 2027년부터 약 3년간 진행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ESS용 LFP 생산 체제를 가동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 능력을 더 늘려가고 있다. 중국 남경, 미국 미시간 공장에 이어 국내 오창 공장에서도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당장 이달부터 생산 라인 구축에 착수해 오는 2027년부터 공장 가동을 계획 중이다.
국내 업체들이 ESS용 LFP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오는 2027년부터 시장 경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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