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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했는데 역시…쿠팡 김범석 선택은 이번에도 '책임 회피’
김범석 등 핵심 경영진 3인 모두 '불출석'…국회 '법적조치' 경고
외국인 임시대표만 출석…맹탕 청문회 우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더팩트 DB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오는 17일 열리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태 관련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통보했다.

김 의장이 국회의 부름을 거절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파급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번엔 출석하지 않을까 하는 '혹시'의 시선도 있었으나 결과는 '역시'였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이 끝내 책임보다 회피를 선택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정치권에서는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

◇ 김범석 "글로벌 CEO로서 비즈니스 일정 있어"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전날 국회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전달했다.

그는 "현재 해외에 거주하며 근무 중으로,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영업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청문회 출석이 어렵다"며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 일정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의장의 국회 불출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국정감사·청문회·현안질의 등 국회의 출석요구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2015년엔 '농구를 하다 다쳤다'며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밖에 '해외 체류', '트럼프 취임식 참석' 등을 이유로 들며 회피해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함께 이번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강한승·박대준 전 쿠팡 대표도 각각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강 전 대표는 "지난 5월 말 쿠팡 업무에서 손을 떼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10일 수습 과정의 책임을 통감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며 "현재 쿠팡의 입장을 대표해 청문회에서 증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더팩트 DB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더팩트 DB

◇ "무책임"…정치권, 한목소리로 비판

정치권을 비롯해 여론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책임하고 인정할 수 없는 사유들"이라며 "과방위원장으로서 불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방위원들과 함께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국가적 참사 앞에서 쿠팡 책임자들이 국민과 국회를 외면했다"며 "이는 기업 차원의 조직적 책임 회피이자 국회를 기만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국민 안보 위기를 초래한 쿠팡 책임자들이 청문회를 피할 궁리만 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무책임에 대한 더 큰 국민적 분노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과방위원들은 강제 구인이나 고발 같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도 연내 고발을 추진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의장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강제 구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발 또한 수사 협조를 받아야 하기에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김 의장의 불출석 결정이 '고객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선택'이라고 비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가 한국 국회에 부를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뿐만이 아니라, 쿠팡과 관련해서 공정거래·협력업체·노동환경·블랙리스트 등의 이슈가 산적해 있다"며 "과방위 청문회라 하더라도 김 의장 자신이 나타난다면 의원들이 그동안 묻지 못한 모든 질문을 물어뜯듯이 쏟아낼 텐데, 그걸 알고도 국회의 부름에 응할리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 17일 국회 과방위 청문회 '맹탕' 우려

국회가 채택한 증인 6명 중 핵심 경영진 3명의 불출석이 예상됨에 따라 오는 17일로 예정된 청문회는 사실상 '맹탕'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대부분의 질문은 최근 쿠팡 임시대표로 선임된 해롤드 로저스 대표에게 쏠릴 전망이다.

그는 쿠팡의 모회사이자 미국법인인 쿠팡Inc.의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이다. 지난 10일 쿠팡 임시대표로 긴급 투입됐다. 취임한 지 아직 1주일도 되지 않은, 심지어 한국서 근무하지 않은 그가 한국 사업 전반을 어느 만큼 인지하고 이해하는지 알 수 없다.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통역 등을 이유로 시간을 끌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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